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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영화는 기분이 나쁠까? 영화 < 하이 라이프 (High Life, 2018) >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1. 1. 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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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영화는 기분이 나쁠까? 영화 < 하이 라이프 (High Life, 2018) > 

 

우주에 나타난 로버트 패틴슨의 넷플릭스 영화

"하이 라이프 (High Life, 2018)"입니다. 


1. 영화 정보

하이 라이프 정식 포스터

감독: 클레어 드니

출연진: 로버트 패틴슨, 줄리엣 비노쉬, 미아 고스

장르: 미스터리, SF, 드라마

러닝타임: 1시간 50분

감상 가능한 곳: 왓챠, 티빙, 넷플릭스


2. 줄거리

우주선 밖으로 멍때리는 주인공

우주를 부유하는 직사각형의 우주선 '7호', 남자 한 명과 한 살배기 아기 하나가 함께 지내는 이 곳. 남자의 이름은 몬티입니다. 그는 남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불필요한 적재물들, 죽은 사람들을 우주로 내보내기 시작합니다. 이 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함께 탑승한 죄수 탑승자들

이 우주선은 일종의 우주 감옥입니다. 지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범죄자들을 우주로 쏘아올려 인류를 위한 미션을 부여한 것이죠. 이들은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을 타고 몇 년을 이동해 블랙홀의 회전에너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나갈 수도 없고,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 곳, 우주선 내에서는 함께 탄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려 살아야 하는 이들. 이 중에는 본인의 과거 때문에 아기에 집착하는 의사, 딥스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미션으로 남자 탑승객들의 아기씨...를 받아 여성 탑승객들에게 인공 수정을 시도하는 의사. 이 곳의 두 번째 미션은 인공 수정을 통한 번식이라 생각하고 있군요. 그러나 주인공 몬티는 이를 거부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이어갑니다. 

 

반면에 욕구에 지배당하며 짐승같이 변해가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이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게 되며 범인은 살해당하죠. 한편, 인공수정에 성공해 출산하기도 하지만 산모도 아기도 금방 죽고 맙니다.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은 조금씩 죽어나갑니다. 이런 와중에 의사 딥스는 사람들에게 더 깊은 잠을 자게 하는 약을 먹이고, 사람들이 의식이 없는 틈을 타 주인공 몬티의 베이비 씨를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본인은 절대 임신을 하지 않을 것이라 하던 보이스에게 인공수정을 시도하는데. 다음 장면에서, 아기를 안고 행복해해는 딥스의 얼굴과 원치 않게 출산을 하고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 보이스의 모습이 보입니다. 우주선은 블랙홀에 가까워졌습니다. 탐사선을 타고 블랙홀로 가야 할 시간, 조종사를 죽이고 보이스가 블랙홀로 향하고 있군요. 

 

결말 *스포 주의*

의도치 않게 태어난 딸과 주인공 몬티

안타깝게도 블랙홀의 강한 힘에 못이겨 죽은 보이스. 이 우주선의 임무는 실패입니다. 모두 죽어나가는 우주선, 딥스 박사는 우주선 밖으로 몸을 던져 사망하고, 이제 우주선에 남은 것은 몬티와 아기뿐이군요. 그는 응답도 없는 지구로 매일 메시지를 보내며 생명유지장치를 유지시킵니다. 본인의 씨로 태어난 아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몬티, 아기를 어르고 달래며 시간을 보내는데. 

 

어느덧 생리를 시작할 정도로 다 커버린 딸. 그 때 이들의 앞에 '9호' 우주선이 나타납니다. 저 안에 분명 도와줄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도킹을 시도하는데, 웬걸, 우주선 안에는 죽은 개들과 살아남은 개 몇 마리뿐입니다. 어떤 것들을 더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대로 9호선을 빠져나온 몬티. 이제 이들에게 다른 희망은 없습니다. 

 

블랙홀이 안정되어 보이던 날, 몬티는 딸과 함께 탐사선을 타고 블랙홀로 향합니다. 이제 최후의 인간 둘에게 남은 것은 아무도 모르는 블랙홀 너머 하나 뿐입니다. "Shall we?" 몬티가 말합니다. 딸의 손을 잡은 몬티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리뷰 & 해석

왓챠에서는 이 영화를 '퍼스트맨' 또는 '애드 아스트라'와 비슷한 영화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런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꿀잼 SF 스릴러를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기대를 내려놓으실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뭐지?'로 시작해 마지막 엔딩 장면까지 '뭐지?!?!'로 끝납니다. 영잘알 선생님들이라면 이 영화 뒤에 숨겨진 메시지를 정확히 짚어내고 와 이런 경이로운 영화가 있다니 하고 탄성이 터져 나올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되기에는 한참 멀었나 봅니다.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일단 이해가 안 된다는 뜻이자 공감도 전혀 안된다는 뜻이니까요. 

 

영화는 흥미롭게 시작합니다. 우주에서 홀로 살아남은 남자와 아기. 아무런 설명도 없기 때문에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저 아기는 언제 어디서 태어난걸까? 하는 질문들이 생기죠. 그래서 천천히 알려주는 그 이유도 꽤 그럴듯합니다. '우주감옥'에 넣어진 사형수들. 인류의 미래를 위해 착한 일반인들 대신 죽어도 싼 범죄자들을 미지의 세계로 보낸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고립된 공간, 알 수 없는 우주, 이미 죄를 지었던 범죄자들이 함께 있는 상황에서 타락하고 미쳐버리는 인간 군상을 조명하는데... 이 연출이 정말 기괴합니다. 잔인함으로부터 오는 메스꺼움과 다른 메스꺼움이 있었어요. 자꾸만 인간 체액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이 장면이 굳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노골적인 성적 장면들이 불쾌해서 토할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타인의 의도하에 이루어지는 인공수정 장면은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합니다.

 

그럼 이 더러운 기분에서부터 영화를 해석해 봅시다. 혼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함께 본 가족들과 이야기한 내용을 토대로 해석을 씁니다. 영화의 장면들이 이상하고 어색하고 기분이 나쁜 이유? 모든 것이 인간으로서 납득이 되지 않는, 인간적이지 않은, 자연스럽지 않은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네모난 모양의 우주선은 모습 그대로 폐쇄된 실험실입니다. 실험, 모든 것이 통제된 곳에서 인공적인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몬티는 아기에게 '터부'라고 말합니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자연스러운 관계를 통한 생명 탄생이 아닌, 본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제 3자의 인공적인 과정에 의해 태어난 무언가. 우리는 자연스럽지 않은 것에 괴리감을 느낍니다. 이 영화를 보며 이상하게 느낀 관객도 그렇고, 영화 속에서 죽어나간 인물들도 그렇죠. 인간성을 잃어가는 이 실험실에서 인간이 아닌 무엇이 되어가는 인간들은 모두 죽음을 맞습니다. 오히려 정액 채취를 거부하고, 인공적인 것들을 거부한 주인공만이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여기서 영화의 제목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하이 라이프.' 높은 우주에 있는 생명들이라는 뜻도 되고, 높은 차원의 삶이라는 뜻도 되는 이 말. 높은 차원의 삶을 위한 실험실에서, 완벽하게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높은 차원의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합니다. 

 

이 영화에 대해 타락한 에덴에 대한 영화라는 해석, 새로운 창세기라는 해석, 금지된 관계라고까지 이어지는 이동진 평론가님의 해석까지 참고했지만 성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저에게는 그렇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이 영화. 해석하기 좋아하는 분들, 어려운 영화도 과감하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하는 영화이지만, 굳이 여러분의 시간을 이런 불쾌한 영화에 투자하지 않으셔도 될것 같다는 의견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고통받는 분들이 많지 않길 바라며, 영화 하이라이프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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