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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동기에 대하여, 영화 <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 1999) >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0. 12. 3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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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동기에 대하여, 영화 <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 1999) > 

 

제이크 질렌할 배우의 어린 시절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감상 가능한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 1999)"입니다!


1. 영화 정보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옥토버 스카이 정식 포스터

감독: 조 존스톤

출연진: 제이크 질렌할, 크리스 쿠퍼, 크리스 오웬, 로라 던

장르: 드라마, 가족

러닝타임: 1시간 48분

감상 가능한 곳: 왓챠, 티빙, 웨이브


2. 줄거리

스푸트니크를 바라보는 주인공 호머

1957년 탄광 마을 콜우드. 이 마을의 모든 남자들은 대부분 광부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라서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탄광 광부가 되고, 유일하게 스포츠에 두각을 나타낸 학생들만 대학을 갔죠. 주인공 호머도 형처럼 미식축구를 해보려 하지만, 영 재능이 없습니다. 호머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준 날이 있었으니, 바로 소련에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날입니다. 콜우드의 사람들은 미국 하늘 위를 날아가는 그 인공위성을 다 함께 관측하는데. 그 날, 호머는 결심합니다. 로켓을 만들기로요. 

 

일단 학교에서 너드라고 따돌림을 당하는 쿠엔틴을 찾아갑니다. 쿠엔틴은 호머가 궁금한 과학 지식을 잘 알고 있는 친구였죠. 그렇게 호머는 쿠엔틴과 다른 친구 둘과 함께 로켓 만들기에 착수합니다. 로켓 날린다고 집 울타리를 날려먹기도 하고, 아버지한테 크게 혼나기도 하지만 호머는 포기하지 않고 탄광회사의 사유지가 아닌 공터를 찾아 이동합니다. 

로켓을 날릴 땅에 깃발을 세우는 아이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다양한 로켓을 날려보는 호머와 친구들. 비웃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반면에 사람들 몰래 이들을 도와주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특히 학교의 라일리 선생님은 그들을 크게 지지해주죠. 교장선생님도 헛짓거리 하지 말라고 말리는데, 라일리 선생님은 이걸 잘 해내면 과학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아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갈 수 있다며 용기를 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학교로 찾아옵니다. 호머 일행이 쏜 로켓이 잘못 추락해 산불이 났다는 것. 그렇게 네 명의 친구들은 체포되고, 아버지는 호머를 크게 다그칩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것들을 모두 포기한 호머와 친구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탄광에서 사람들을 구해낸 아버지가 큰 사고를 당합니다. 아버지는 눈을 다쳐 당장 일을 할 수 없고, 치료가 필요한 상황. 대학을 가야 하는 형을 대신해 호머가 학교를 그만두고 탄광으로 나갑니다. 로켓에 대한 꿈은 이렇게 끝이 나는 걸까요?

 

결말 *스포 주의*

로켓을 준비하는 호머

아버지가 치료를 마치고 탄광에 돌아왔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탄광으로 출근하는 호머. 아버지는 호머가 자랑스럽다며 본인이 일생을 몸담았듯이 너의 미래도 탄광에 있다 말하죠. 이 말을 들은 호머,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하늘 위로 날아가는 스푸트닉이 그려지고, 호머는 그 날부터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탄도 역학을 통달한 호머, 탄광 일을 때려치우고 나옵니다! 쿠엔틴을 찾아가 그들이 쏜 로켓이 떨어진 지점을 계산해 내고, 산불 방화의 누명을 벗는 데 성공했습니다! 호머는 아버지에게 당당하게 말합니다. 탄광은 아버지의 인생이지, 호머의 인생은 아니라고 말이죠. 이 일로 호머는 아버지와 크게 틀어지게 됩니다. 다시 로켓 연구에 몰두하는 호머와 친구들, 드디어 로켓 발사에 성공하고 모든 마을 사람들이 환호합니다! 

 

호머는 마침내 과학 경진대회에 출전합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가운데, 심사일을 앞두고 호머의 로켓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 일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마을 사람들 뿐! 로켓을 만들기 위해서는 탄광의 시설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머의 아버지가 탄광의 파업 문제를 해결해야 했죠. 단호하던 아버지는 결국 호머를 위해 움직입니다. 그리고 다시 만들어낸 로켓으로 호머는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습니다! 네 명의 친구들 모두 대학에 가게 되었군요! 호머는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마지막으로 로켓 발사 시연회가 있는 날, 아버지가 처음으로 보러 옵니다. 높게 쏘아 오르는 로켓, 환호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리뷰 & 해석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실제로 호머는 NASA에서 일한다고 해요. 탄광촌에서 장학금 받고 대학을 가서 나사까지 진출하다니 세상에 이런 성공스토리가 따로 없습니다. 영화는 가족애와 우정으로 가득합니다. 실제 인물이 미국의 깡촌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기까지는 엄청난 시련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과학적인 부분이나 개인이 노력하는 과정보다는 그 외부적인 것들에 더 중점을 두고 전개됩니다. 한 사람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많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 주변인들의 믿음과 관심,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 말이죠.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무언가 성취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재적인 동기라는 것. 호머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모든 학생들은 탄광에서 광부가 되는 것 외에는 상상도 못 할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뚜껑이 덮인 병 안의 벼룩이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듯이, 로켓을 만들어 다른 무언가를 꿈꾼다는 것은 다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곳이죠. 그러나 그걸 해내는 게 주인공입니다. 오로지 본인이 하고 싶어서, 개인 안에서 우러나오는 그 동기 하나 만으로 말이에요. 얼마 전 보았던 영화 '벌새'의 한 장면이 기억납니다. 특별하지 않은 이 장면에서, 담임선생님은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이렇게 반복해 외치라고 강요합니다. "나는 서울대를 갈 것이다!" 서울대 탐방도 가고, 문 앞에서 사진도 찍고, 서울대에 가면 얼마나 부모님이 뿌듯할지 주입하는 주입식, 외재적인 동기. 불가능한 것도 해내게 만드는 것이 내재적인 동기라면, 그에 비해 외재적인 동기의 힘이 얼마나 될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둘째, 보수적인 생각과 좋은 인품은 별개라는 것. 이 영화에서 아버지로 나오는 인물의 입체적인 연출이 매우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단호하고, 무섭지만 마음은 따뜻하고, 남을 위할 줄 알며, 본인을 희생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을 구해내는 사람. 그럼에도 아들의 미래를 향한 생각은 아주 딱딱하게 굳어있습니다. 내가 걸어온 길이 최고이며, 너도 나와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 유연하지 않은 생각의 보수성 말이죠. 많은 영화에서 보수적인 아버지는 술 취한 모습으로 나오거나, 폭력을 휘두르거나 하며 평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 배우 크리스 쿠퍼의 묵직한 연기력으로 아들에 대해, 본인의 인생과 후대의 인생,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죠, 세상에 평면적인 사람은 없습니다. 좋은 사람이 이럴 땐 나쁜 사람이기도, 이렇게나 희생하는 사람이 어디서는 꽉 막힌 꼰대일 수도 있으니까요. 영화가 인물을 조명하는 방법을 통해 현실의 사람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영화가 주는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후 제이크 질렌할의 작품들은 혹독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영화, 특히 스릴러물이 많아집니다. 조디악이나, 나이트 크롤러, 녹터널 애니멀스가 대표적으로 그렇죠. 이 영화에서는 희귀하게도 제이크 질렌할의 순수하고 밝은 연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같군요.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로, 가족 영화, 따뜻한 영화를 원하시는 분들께 무조건 추천합니다! 90년대 영화 최고! 90년대 영화의 감성에 푹 빠져있는 요즘! 모르고 있던 띵작을 원하신다면 절대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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