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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주의! 보기 전으로 돌이키고 싶은 영화 < 돌이킬 수 없는 (Irreversible, 2002)> 리뷰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1. 1. 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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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 주의! 보기 전으로 돌이키고 싶은 영화 < 돌이킬 수 없는 (Irreversible, 2002)> 리뷰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된 가스파 노에 감독의 문제작

"돌이킬 수 없는 (Irreversible, 2002)"입니다. 


1. 영화 정보

정식 한국 포스터

감독: 가스파 노에

출연진: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 알베르 뒤퐁텔

장르: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상영시간: 1시간 35분

감상 가능한 곳: 왓챠, 넷플릭스, 웨이브


2. 줄거리

지하도를 걷는 알렉스

엔딩크레딧이 먼저 올라가면서 화면이 어지럽게 뱅뱅 도는 방식으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한 남자.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다른 남자. 다시 그 전 장면을 비추는 화면. 누군가를 찾아 복수해야 한다는 화가 잔뜩 난 남자, 마르쿠스가 있고, 그를 말리려 드는 친구 피에르. 마르쿠스가 찾는 것은 여자 친구 알렉스에게 끔찍한 짓을 저지른 범인입니다. 그렇게 범인으로 보이는 남자를 잡았을 무렵 오히려 마르쿠스가 위험에 빠지고, 피에르가 남자를 살해합니다.

 

다시 화면이 뱅뱅 돌면서 다음 장면. 처참한 모습의 누군가가 구급차에 실려가는 장면이 등장하고, 피에르와 마르쿠스가 그 모습을 봅니다. 이번에는 붉은 빛의 어두운 지하보도. 마르쿠스의 여자 친구, 알렉스가 보입니다. 말로 설명할 수도 없이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끔찍한 롱테이크 씬이 이어집니다. 

 

결말 *스포 주의*

알렉스, 마르쿠스, 피에르가 즐겁게 수다를 떨며 이동하는 중

다시 어지러워지는 화면. 어느 파티장. 파티에는 여자친구와 같이 와놓고 다른 여자에 한 눈 파는 마르쿠스. 피에르는 사실 알렉스의 구남자 친구입니다. 마르쿠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죠. 피에르는 아직 알렉스를 잊지 못했고, 알렉스를 두고 딴짓하는 마르쿠스가 마음에 들지 않죠. 알렉스는 그런 마르쿠스에게 점점 화가 납니다. 데려다주겠다는 손도 뿌리치고, 먼저 파티장을 나와버렸군요. 

 

마르쿠스, 알렉스, 피에르가 모여 즐겁게 수다를 떠는 장면이 보입니다. 엘리베이터, 지하철. 쉴 새 없이 이야기하는 셋. 다 같이 파티에 가는 중이군요. 다들 들떠 보입니다. 다시 장면이 바뀌고 이들이 만나기 전 시간으로 돌아갑니다. 알렉스와 마르쿠스가 서로를 향해 애틋한 눈빛을 보냅니다. 마음 가득 담아 사랑을 나누는 둘. "시간은 모든 걸 파괴한다." 영화는 이 문구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3. 리뷰 & 해석

 

보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힘들었던 이 영화. 가스파 노에 감독의 '러브'를 대중의 혹평에 비해서는 꽤 흥미롭게 본 터라, 가장 유명한 이 작품을 한 번은 꼭 보고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못 선택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죠. 이 영화를 안 본 순간으로 돌이키고 싶습니다.

 

일단 추후 이야기할 잔인함과 폭력성과 별개로 화면이 멀미할 정도로 지나치게 어지러워요. 저는 넷플릭스로 감상해서 어지러운 화면이 나올 때마다 뒤로 넘겨야 했을 정도입니다. 방금 먹은 밥까지 다 토해내게 만들 정도로 뱅뱅도는 화면. 물론 연출의 의도는 알 것 같았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고, 그 사건을 마치 역순으로 돌이켜보듯이 영화가 전개되며, 관람객마저 그 사건에 몰입하게 만드니까요. '러브'에서도 그랬듯이 가스파 노에 감독의 화면은 어둡고 붉은빛으로 가득합니다. 기분 나쁘고 스산한 분위기가 계속해서 남게 만듭니다.

 

범인이라 생각하는 자의 뚝배기를 깨는 장면은 2002년 영화치고 지나치게 적나라했습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뚝배기를 깨는 소리만 난다거나 얼굴이나 몸짓을 조명한다면 이 영화는 정말 다 보여줍니다. 아주 충격적으로 말이죠. 저는 이 장면이 그 다음에 등장하는 10분의 롱테이크 씬과 맞먹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롱테이크 씬. 이 작품을 극장에서 관람한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구토하거나 극장을 뛰쳐나갔다고 합니다. 지금은 넷플릭스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차마 그대로 다 보지 못하고 재생속도를 높여버렸거든요. 굳이 사람들이 이 장면을 '소비'할 필요가 있을까요. 꼭 불에 손을 데어 봐야만 뜨거운 걸 알 수 있는 건 아닌데 말이죠. 

 

그럼에도 알렉스 역할을 맡은 모니카 벨루치의 연기는 뛰어납니다. 이렇게 끔찍한 연기를 잘 해낼 수 있다니, 그것도 본인이 이 역할을 꼭 하고싶다고 남편 뱅상 카셀을 설득할 정도였다 합니다. 이 정도면 배우에게는 최악의 경험이자 최후의 도전이 아닐까요. 물론 관객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도 알겠고, 연출의 의도도 알겠지만, 이렇게 힘든 영화를 꼭 봐야 할까요. 

 

영화의 메세지는 제목으로 다 했습니다. 엔딩 크레딧부터 올라가는 장면부터 시간의 반대 순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구성은 독특하고 흥미로웠어요.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는 상상을 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 앞에 앉은 관객의 머리채를 잡고 끝까지 가게 하는 방법입니다. 행복했던 과거, 갑작스러운 사건, 지옥 같은 결말. 뒤로 갈수록 행복했던 과거의 그들 모습이 보이며 영화는 충격에 충격을 더해갑니다. 순식간에 지나버린 후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돌이킬 수 없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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