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더한 현실! 넷플릭스 다큐 <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Fyre: The Greatest Party That Never Happened, 2019) >
충격 실화! 미국에서 펼쳐진 이 시대 최대의 사기쇼!
파이어 페스티벌에 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Fyre: The Greatest Party That Never Happened, 2019)"입니다!
감독: 크리스 스미스
장르: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1시간 37분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뛰어난 사업가로 떠오르던 '빌리 맥팔런드'. 사람들은 그를 세일즈의 귀재라 불렀습니다. 빌리는 래퍼 '자 룰'과 함께 원하는 아티스트들을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부킹 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런칭합니다. 플랫폼의 이름은 FYRE.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떠오르는 이 스타트업의 홍보를 위해, 빌리 맥팔런드는 '파이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 합니다. 바하마의 어느 무인도에서, 온갖 유명 스타들과 인플루언서들이 함께하는 럭셔리함, 평범한 사람 모두가 꿈꾸는 환상적인 축제를 열거라는 소식에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죠. 빌리와 자는 일단 탑 모델들을 데리고 섬으로 가서 온갖 촬영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정말 "우리가 꿈꾸는 파라다이스" 그 자체였죠. 럭셔리한 요트, 코발트빛 바다, 핫한 인플루언서들. 이 기회를 놓치면 나만 홀로 루저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광고 영상과 티저가 풀리자, 한 번에 4천 달러 이상 하는 티켓이 완판 되었습니다. 마케팅 대성공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페스티벌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다는 것. 인프라가 좋은 마이애미 해변에서도 페스티벌 기획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하물며 이 무인도에는 아무런 시설이 없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배관시설부터 없었죠. 수천 명이 몰리는 곳에 화장실도 없고 변기부터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었으니까요. 어떻게 예산을 짜서 늦게나마 억지로 준비를 해보는데, 급기야 섬의 주인에게 쫓겨납니다. 홍보영상에 계약을 위반하는 문구가 들어있었거든요. 그래서 겨우 찾은 다른 섬, 엑수마로 이동합니다. 이 곳은 무인도도 아니고, 요트축제로 유명한 거대한 섬이었어요. 파이어 페스티벌 팀은 겨우 부지를 하나 구합니다. 파이어 페스티벌은 다른 섬의 지형을 지우고 마치 무인도인 것처럼 속여 사람들에게 지도를 공개합니다. 그러나 고객에게 약속한 럭셔리한 숙소를 지을 자리도 시간도 없었어요. 이 곳은 거의 황무지나 공사장에 가까웠죠. 겨우 돔형 하얀 텐트를 세웠습니다. 그마저도 자연재해 임시대피시설로 사용되던 텐트들이어서 퀄리티는 엉망이었고요.
영상에서 보여줬던 파라다이스는 없었습니다. 이제 파이어 페스티벌은 자금에 쪼들리기 시작합니다. 매일매일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일과 말도 안 되게 촉박한 일정에 직원들은 24시간 발 동동거리며 일해야 했고요. 이 건 도저히 불가능한 축제라 옆에서 아무리 말려도 빌리는 듣지 않았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직원은 해고해버리기 일쑤였죠. 빌리는 신기하게 어디서 마구 돈을 구해왔습니다. 심지어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연락해 축제에서 사용할 금액을 미리 충전해두라며 팔찌를 선구매하게 했습니다. 물론 팔찌로 결제를 하는 인프라는 갖춰지지도 않았지만요. 이미 4천 달러를 주고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이 또다시 몇천 달러를 결제해야 했습니다. 겨우겨우 메꾸며 일을 해도 이 축제를 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빌리는 계속해서 밀어붙이기만 했죠.
그리고 축제 오픈일,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세상에, 그 전날 밤에 큰 비가 내린 것이죠. 텐트는 무너지고, 매트리스는 모두 물에 젖었습니다. 직원들은 이 상황이 지옥 같아서 미친 듯이 웃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참석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합니다. 빌리는 눈 가리고 아웅 하며 일단 도착하는 사람들을 모두 인근의 바로 이동시켰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사람들은 진탕 마셨죠. 여섯 시간 동안 방치되었던 사람들. 더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어오고, 결국 그들이 모두 페스티벌 장소로 도착합니다. 아무도 제대로 안내를 해주지 않았고, 사람들은 우왕좌왕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이 상황을 다들 믿지 못했어요. 패닉에 빠졌던 빌리가 드디어 나와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 텐트가 당신들 숙소이니 가서 하나씩 자리 잡으라고요. 사람들은 텐트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지옥 같은 밤이 찾아옵니다. 이 곳은 거의 무법지대입니다. 남의 텐트를 망가트리는 사람들, 매트리스를 이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술 취해 일을 잃은 사람들,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 이렇게 전 세계에 까발려지게 된 겁니다.
빌리는 그 후 사기죄로 고소당했습니다. 그러나 보석금을 받고 풀려났죠. 티켓 구매자들, 투자자들, 현장 직원들 모두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에도 빌리는 사기행각을 이어나갑니다. 티켓 구매자들은 주기적으로 Frank라는 사람에게 구할 수도 없는 공연 티켓, 팬 사인회 티켓 등의 VIP 자리를 구매하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캐보니 그 뒤엔 빌리가 있었습니다. 다 사기였죠. 빌리는 정보를 잘 이용하는 재주가 있다고 합니다. 그가 가진 고객 정보를 이용해 또다시 사기행각을 벌이려 했던 거예요.
현재 빌리는 6년형을 선고받았다 합니다. 그러나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그가 언제 어디서 또 성공을 이뤄서 알려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이렇게나 재미있을 줄 몰랐습니다.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본 이후로 다큐멘터리의 재미를 알아버렸어요. 그래서 또 다른 넷플릭스 다큐를 하나 찾았습니다. 주변에서 추천을 받았던 다큐인데, 줄거리만 들을 때에는 어떻게 이게 가능해? 다큐 맞아? 하고 의심했습니다. 아니, 거대한 페스티벌을 기획하는데 그게 사기일 수가 있나?라는 생각을 한 거죠.
이 작품은 파이어 페스티벌의 출현 단계부터 시작해 빌리와 자가 모델들을 데리고 섬에 가서 그 완벽한 비디오를 찍는 장면, 전 직원이 심신을 갈아가며 이 말도 안 되는 기획을 실행하기 위해 달리던 과정, 기대로 가득 차서 섬에 당도한 참가자들의 어처구니없는 표정, 끔찍한 밤, 그리고 웃는 얼굴을 내세운 대책 없는 사기꾼의 행적을 하나하나 까발리고 있습니다. 웃긴 사실은 빌리 자신이 직접 이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길 원했다는 거죠. 그리고 이게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되었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놀라움과 황당함으로 가득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런 사기극에 돈 많은 투자자들부터 직원들, 일반 구매자, 그리고 바하마 현지인까지 다 넘어갔다는 사실입니다. 빌리는 무슨 생각으로 이 페스티벌을 밀어붙인 걸까요? 애초에 다 사기였던 건지, 아님 본인의 망상에 휩싸여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만 걸까요? 사기꾼과 성공한 사업가는 종이 한 장 차이라더니. 결론은 하나입니다. 처음의 목적이 무엇이었든 간에 그는 결국은 사기꾼으로 남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았고, 큰돈을 잃었으니까요.
파이어 페스티벌은 '마케팅의 대성공 사례'로 꼽힐 사건입니다. 만약 파이어 페스티벌이 정말 약속한 대로 개최되었다면, 파이어 회사와 빌리는 지금 엄청난 위치에 있겠죠. 500만 원짜리 티켓을 완판 시킬 만큼 파급력이 강한 마케팅, 그 중심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있었습니다. 가장 빛나고 행복하게 보이는 순간을 모아 만들어낸 꿈같은 페스티벌의 홍보 영상,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들의 홍보, 이 곳에 가면 나도 이렇게 행복하고 아름다울 것 같은 상상, 인싸가 될 것 같은 착각, 이 곳에 가지 못하면 시대에 뒤쳐지는 것 같은 걱정, 인증숏 남기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심리. 이 모든 것의 총체가 만들어낸 '허영의 괴물'이 바로 이 사건이죠. 허영과 마케팅이야 말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같군요. 멈출 수 없이 자라난 SNS의 힘, 이를 한도 끝도 없이 이용해 먹은 사기꾼. 참, 최고의 조합이네요.
빛나는 허상으로 지상 최대의 사기 쇼가 펼쳐지는 그 모든 과정을 실감 나게 조명한 꿀잼 넷플릭스 다큐, 'FYRE: 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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