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같은 사건, 다른 영화 - 10.26 사태 배경의 역사 영화 2편

이런 영화 찾고 있나요?

by 호누s 2020. 12. 20. 20:44

본문

반응형

같은 사건, 다른 영화 - 10.26 사태 배경의 역사 영화 2편

 

오늘은 예전부터 한 번 다뤄보고 싶었던 같은 배경의 다른 영화 두 편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 시리즈는 1979년 10월 26일 일어난 10.26 사태(a.k.a 궁정동 사건/ 박정희 암살사건)에 대한 실화 바탕의 역사 영화입니다.

대표적으로 두 편의 영화가 있죠!

가장 최근에 개봉한 이병헌 주연의 '남산의 부장들'과, 2005년 백윤식 주연의 '그때 그 사람들'입니다.  

 

그럼 한 편 한 편 소개해드릴게요!


1. 남산의 부장들  (2020)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정식 포스터

개인평점: 

감독: 우민호

장르: 1시간 54분

상영시간: 드라마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티빙

 

영화는 전 중앙 정보부장 미국 청문회에서 박통 정부의 실체를 고발하는 박용각으로부터 사건을 점점 키워갑니다. 당시 부마항쟁으로 국내 분위기도, 미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던 상황이었죠. 박용각으로부터 '우리가 혁명을 왜 했을까?'라는 질문을 받은 김규평은 본인의 2인자 자리, 박통과의 관계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여기다가 경호실장 곽상천은 시시때때로 그의 자리를 넘보며 김규평을 비웃고, 아부하며의 박통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있었죠. 은연중에 미국에 있는 박용각을 처리하라며 '임자 마음대로 해' 하고 떠넘겨 놓고, 나 몰라라 하고, 김규평을 친구를 배신한 놈이라 비웃으며 안가에서 곽상천을 따로 불러 만나는 박통. 김규평의 참을성은 이제 한계에 다달았습니다.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그가 내뱉은 한 마디에 회의장은 얼음장이 됩니다. 그리고 10월 26일 밤, 안가에서 모임이 있던 밤, 김규평은 먼저 경호실장 곽상천을 향해, 그리고 박통을 향해 총부리를 겨눕니다!

김규평을 연기한 이병헌 배우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실제 있었던 인물들의 이름을 변경하고, 약간의 각색을 통해 '김규평(이병헌 배우)'이라는 캐릭터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영화입니다. 김규평은 느낌부터 딱 와 닿도록 '김재규'를 그대로 따온 인물이죠. 당시 경호실장이었던 차지철을 곽상천(이희준 배우)이라는 이름으로, 전 중앙 정보부장 김형욱을 박용각(곽도원 배우)으로, 박정희를 박통(이성민 배우)으로 설정했습니다.

 

영화는 아주 무거운 분위기로, 엄중하고 진지하게 진행됩니다. 10.26 사태를 그대로 재연했다기보다는 '왜 김재규는 박정희를 암살했는가?'라는 논제로 시작해 그 과정을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되죠. 2인자의 자리를 뺏기는 사이, 머리 끝까지 기어오르는 경호실장 곽상천. (영화에서는) 본인이 생각한 혁명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박통의 독재정치. 그런 박통 정권이 못마땅한 미국 정부의 강한 압박. 이 모든 것을 경험하는 김규평의 불안하고 초조한 심리 전개. 이를 날 선 눈빛과 몸짓으로 표현하는 이병헌이 개연성을 모두 만들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부자들에서보다 김규평을 연기한 이병헌의 연기가 더 좋았습니다. 소름 끼쳤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군요.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의견이 많이 엇갈리는 만큼, 이 영화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영화입니다. 사건보다는 '인물'에 중점이 있다는 점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더욱 강한 임팩트를 남깁니다. 역사 영화는 역사 그 자체가 스포라는 점이 단점이지만,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감과 감상하는 재미가 대단한 작품이죠. 숨 쉬기도 답답할 정도로 무거운 영화의 공기가 지금도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군요. 

 

 

2. 그때 그 사람들 (2005)

그때 그 사람들 영화 포스터

개인평점:

감독: 임상수

장르: 코미디, 미스터리

상영시간: 1시간 42분

감상 가능한 곳: 웨이브

몸이 안 좋아 부항을 뜨던 김 부장(백윤식 배우)은 갑자기 궁정동 안가에서 만찬이 있다는 말에 서둘러 이동합니다. 여기에는 그의 오른팔이자 모든 뒤치다꺼리를 다 맡는 주 과장(한석규 배우)도 귀찮지만 동행하죠. 만찬실에서 각하, 경호실장과 술을 마시던 김 부장. 경호실장의 안하무인 태도에 화가 꼭대기까지 납니다. 가만히 생각에 잠긴 그는 잠시 만찬장을 나와 주 과장을 호출합니다. '오늘 내가 해치운다.' 어쩔 수 없이 주 과장은 김 과장의 계획에 동참하게 됩니다. 부마항쟁도 땡크로 한 만 명쯤 밀어버리면 해결되지 않겠냐는 소리를 해대는 경호실장에 실소가 터지는 상황, 김 부장은 경호실장에게 총을 겨눕니다! 총소리에 행동을 개시한 주 과장. 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내긴 해 냈네요. 경호실장도 각하도 쐈고 안가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00년대 감성 살아있는 화면

'남산의 부장들'과 달리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상황이 너무 어이없게 돌아갑니다.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당시 나라의 1인자 2인자 하던 인물들인데, 멍청하고 가볍기 짝이 없습니다. 사실 뭐 계획이라고 있는 것도 아니고, 총을 쏜 이유도 그냥 처음부터 경호실장이 꼴 보기가 싫어서입니다. 별 다른 뜻도 없어요. '허허 내가 쏴버렸네? 오잉 죽었네?' 하는 식의 우왕좌왕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이런 코미디가 따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결코 진짜 웃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영화 제목도 그 사건이 일어난 그 날, 심수봉이 불렀던 노래 '그때 그 사람'에서 따온 거라고 하죠. 아무도 모르던 안전가옥에서 노래와 술을 걸출하게 즐기다 죽음을 맞은 그 실제 사건도 따지고 보면 코미디에 가깝네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 때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던 참혹한 피바다 위에서 군림하던 그들의 민낯이, 생각보다 더 어처구니가 없었을지도요. 그저 헛웃음이 쓴웃음으로만 남는, 뼈저린 블랙 코미디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 부마 항쟁 장면과 마지막 장면, 박정희 대통령의 국장 장면이 개봉 당시 박근혜의 상영금지 소송으로 인해 잘려 나갔다는 점 또한 이 영화 감상의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사건의 재구성?

두 영화에 등장하는 김재규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남산의 부장들 에서는 뜻이 있는 사람으로, 그 때 그 사람들 에서는 한심하고 멍청한 1인으로 표현되었죠. 김재규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진짜 박정희를 암살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두 영화의 결말은 같습니다. 김재규가 구두도 못 신고 차에 타서는 본인이 권력을 쥔 중앙정보부가 아닌, 육군 참모본부로 차를 돌렸다는 것. 김재규가 어디로 갔는지에 따라 역사가 뒤바뀌었을 판입니다. 두 편의 영화를 보고 다시 그 시대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회고로 상에 차려진 음식부터 나누었던 대화까지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지만, 그마저도 인간의 기억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상이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쪽에서는 김재규가 총을 쏘기 전 무겁게 '정치를 대국적으로 하라'는 말을 남겼다 하고, 한 쪽에서는 차지철을 향해 '너 건방져!'라고 외쳤다 했으나 총 쏘는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할 여유는 없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미 현장에 있었던 그때 그 사람들은 이 세상에 없고, 우리는 글로만 확인할 수 있으니, 그저 각자 상상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영화는 그저 우리에게 다양한 관점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제 의견은 남산의 부장들보다는 오히려 '그때 그 사람들'에 가까웠을 것 같네요. 만약 김재규에게 정말 세상에 대한 뜻이 있었다면 마지막에 중앙정보부로 갔을 것이고, 전두환 시대는 없었을 테니까요. 인간은 역시 이성보다는 감정에 좌지우지되는 사람이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어쨌든, 역사에는 가정이란 없지만, 다양한 해석은 늘 흥미롭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이렇게 같은 사건을 다룬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짧은 저의 감상평까지 남겨보았는데요, 다음에도 같은 주제, 다른 영화로 찾아올게요!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