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농장하는 시어머니가 저를 말 취급해요 - 영화 < 블러드 라인 (Hush, 1998) >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0. 12. 13. 20:56

본문

반응형

농장하는 시어머니가 저를 말 취급해요 - 영화 < 블러드 라인 (Hush, 1998) > 

 

넷플릭스에 올라온 1998년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스릴러!

"블러드 라인 (Hush, 1998)"입니다 :)


1. 영화 정보

한국어 제목과 영문 제목이 다른 경우

감독: 조나단 다비

출연진: 재시카 랭, 기네스 펠트로, 조나슨 스캐치

장르: 스릴러

러닝타임: 1시간 36분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2. 줄거리

이렇게 웃고 있지만 세상에 딸 같은 며느리는 없다

뉴욕에 사는 커플, 잭슨과 헬렌(기네스 펠트로 배우)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잭슨의 고향이자 어머니가 홀로 계시는 킬로란 목장에 왔습니다. 넓은 초원과 아름답고 거대한 집, 킬로란 목장은 이 지방에서도 가장 유서 깊은 농장이라고 하네요. 이 곳에 아주 오랜만에 돌아온 잭슨. 잭슨을 반갑게 환영하는 그의 엄마, 마사, 친절하고 따뜻해 보입니다.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죠. 마사는 아들이 새해 연휴까지 함께 지냈으면 하고, 계획에는 없었지만 엄마를 서운하게 하지 않기 위해 신년파티 때까지 함께합니다. 마사는 다정했습니다. 아들과 아들 여자 친구의 물건까지 손대며 정리해주는 약간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지만요.  

결국 농장에서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리는 둘

뉴욕에 돌아간 커플. 헬렌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찜찜한 느낌이 있었지만 피임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잭슨과 결혼식을 올리죠. 어느 날, 집에 강도가 듭니다. 헬렌의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훔쳐갔고, 헬렌은 충격받아 입원까지 하게 되죠. 집에 돌아왔더니, 갑자기 잭슨의 엄마가 와있네요? 마사는 홀로 농장 운영이 어려워 헐값에 팔아버려야 할지 고민하고, 결국 잭슨은 헬렌과 함께 엄마 대신 킬로란 농장을 운영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목장생활은 헬렌의 기대만큼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남편과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시어머니 마사. 그래서인지 자꾸만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는 두 사람. 잭슨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본인 잘못이라며, 엄마 마사를 더욱 아껴주고 싶어 하죠. 그 와중에 헬렌은 본인이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타인들로부터 듣습니다. 예를 들어 헬렌이 몸이 많이 약하다는 둥, 출산은 병원 대신 집에서 하고 싶다는 그런 얘기를요. 목장에서 파티가 열린 어느 날, 잭슨의 할머니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게 하는 마사에 화가 난 헬렌은 할머니에게 마사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는데...

 

결말 * 스포 주의 *

들어올 떈 니 맘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점점 마사를 경계하는 헬렌. 할머니를 찾아갑니다. 할머니는 마사가 원래 말똥을 치우는 허드레 일을 하던 출신이나 갑자기 임신해서 킬로란 목장의 안주인이 되었으며, 잭슨의 아버지가 죽은 이유가 사실 아들의 실수가 아닌 마사의 의도적인 살인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이쯤 와서는 두려움이 앞서게 되죠. 헬렌은 잭슨과 함께 며칠 후 뉴욕으로 다시 떠나기로 합니다. 그 사이, 마사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1박 2일 출장을 간 사이, 말의 분만 유도를 위해 사용하는 옥시토신을 헬렌에게 먹였습니다. 다음 날, 눈을 뜬 헬렌은 마사가 비밀스럽게 미리 만들어둔 아기방을 발견합니다. 짐 속에는 뉴욕 집에서 강도가 훔쳐갔던 목걸이도 있네요! 소름이 쫙 끼친 그 순간, 마사가 헬렌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진통이 시작된 헬렌...! 차를 타고 도망치는데, 대문은 잠겨있고, 겨우 기어서 도로로 뛰어나가지만 결국 마사에게 잡혀왔습니다. 한편, 잭슨은 헬렌과 통화하지 못하자 이상함을 느낍니다. 출장에서 만난 사람에게서 본인이 하지 않은 말을 엄마가 했다는 얘기를 들은 잭슨, 불길한 기분에 집으로 달리는데. 

 

헬렌은 힘겹게 집에서 출산을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를 안아보지도 못한 채 마사에게 뺏기는데. 마사에게 안락사당하기 일보 직전... 잭슨이 뛰어들어옵니다! 그리고 내내 헬렌 옆을 지키죠. 헬렌을 죽이려던 마사의 계획은 이렇게 좌절되는데. 다음 날 아침, 아무렇지 않게 부엌에 내려온 헬렌, 모든 사실을 잭슨 앞에서 까발립니다! 아버지는 잭슨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며, 말도 안 되는 우연으로 하필 특정 공구 위로 넘어져 죽었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과거에 바람 폈던 인물은 아버지가 아니고 엄마였고, 이 때문에 아버지가 힘들었다는 사실, 어제 본인이 죽을 뻔 한 사실까지도요! 모든 것이 다 밝혀진 상황, 마사는 절망감에 헬렌에게 네가 내 것을 다 뺏어간다며 발악하고, 아들 잭슨에게도 버림받습니다! 가족도 농장도 모든 것을 잃은 마사. 영화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3. 리뷰 & 해석

1998년 영화이지만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이번에야 처음 접한 영화! 아주 젊고 어린 기네스 펠트로를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영문 원제는 'Hush'인데, 한국 제목은 '블러드 라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상 '허쉬'보다는 '블러드 라인'이 이 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블러드 라인... 혈연, 또는 피로 만든 길? 잭슨의 엄마 '마사'가 이루고 싶었던 세상을 빗대면 제법 그럴듯하죠. 말 그대로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외양간의 소똥을 치우던 마사. 대단한 여인이었나 봅니다. 이 지역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목장이 탐났던 그녀는 목장의 주인과 결혼을 하죠. 목장을 상속받을 아들을 낳아서 말이에요. 하지만 이 결혼에는 사랑이 없었습니다. 필요한 건 내 것, 아들 잭슨뿐. 눈엣가시 같은 남편을 죽이고 시어머니는 양로원에 보내 놓고 연락도 안 하죠. 아들에게는 엄마와의 관계를 떼려야 뗄 수 없도록 세뇌를 시켰습니다. 아버지는 너 때문에 죽었고, 엄마는 바람피운 후 죽은 아빠 때문에 힘들었으며 그래서 엄마에게 애틋함과 미안함을 가지고 살도록 말이죠. 이제 그녀가 원하는 것은 내 아들, 목장, 그리고 손자입니다. 내 새끼들과 행복하게 살 꿈을 현실화하려던 마사. 정말 말 교배를 혼자 해낼 정도로 계획적이고 억척스러운 인물이군요. 결국 아들과 헬렌의 소지품에 손을 대서 임신하고 결혼하게 만든 것도, 강도짓을 꾸며 아들 부부를 농장으로 이사 오게 만든 것도, 둘 사이를 이간질한 것도, 재빠르게 약을 먹여 출산을 유도하고 아무도 없는 사이 헬렌을 죽일 음모를 꾸민 것도 다, 그녀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나 흔한 고부갈등인 줄 알았더니만, 고부갈등은 전 세계인의 문제였군요. 미국에서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 때문에 이혼한다는 대사가 나오는 걸 보니 말이에요. 초반에 헬렌의 동료가 하는 이 대사는 이 영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정확히 짚어주고 있습니다. 온갖 막장드라마와 네이트 판 베스트에 올라온 글로 단련된 한국인에게 고부갈등은 항상 스트레스받는 키워드이자, 가장 핫한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도 그래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게 흘러갑니다. 알면서도 답답해서 보게 되는 그 맛,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요? 이 사람의 끝이 어딜까, 어떤 막장까지 가게 될까 입 떡 벌어지는 행위가 궁금하게 되고, 이 인물은 왜 이러는 걸까 상식 밖의 행동의 원인을 유추하게 되죠. 네, 맞아요. 욕하면서 보는 이 쏠쏠한 재미. 갈수록 마사의 아름답고 교양 있는 말투와 표정 뒤의 행각이 드러나면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고, 마지막엔 사이다까지 펑 터트려줍니다! 이 사이다의 구성이 너무 갑작스러운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요. 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라기보다는 킬링타임용으로 아주 적절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꽤 재미있게 봤는데, 이 막장 구성 때문인지 왓챠나 네이버 평점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더라고요. 취향 차이일까요? 작품성 때문일까요? 조금 의외였습니다.

 

킬링타임용 짧고 단순한 90년대 스릴러 영화를 원하시는 여러분께 추천해드리는 넷플릭스 영화, '블러드 라인 (허쉬)'입니다 :)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