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못된 엄마에 그렇지 않은 아들, 영화 < 힐빌리의 노래 (Hillbilly Elegy, 2020) >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0. 12. 7. 22:42

본문

반응형

못된 엄마에 그렇지 않은 아들, 영화 < 힐빌리의 노래 (Hillbilly Elegy, 2020) >

 

실제 주인공이 직접 쓴 책을 원작으로 한 가족 영화

넷플릭스 신작 '힐빌리의 노래 (Hillbilly Elegy, 2020)'입니다. 


1. 영화정보 

넷플릭스 정식 포스터

감독: 론 하워드

출연진: 에이미 아담스, 글렌 클로즈, 가브리엘 바쏘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시간 55분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2. 줄거리

예일 로스쿨에 다니는 주인공 JD. 그는 애팔래치아라는 미국의 쇠락한 공장지대 마을 출신입니다. 한 마디로 가난한 시골 노동자 출신인 것이죠.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이라크전에 참전도 하고, 주립대학은 2년 만에 졸업해 열심히 알바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에게 이번 여름 인턴쉽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비 때문인 점도 있고, 같은 학교를 다니는 여자 친구를 혼자 워싱턴으로 보낼 수 없었기에, 인턴을 하면서 같이 가려고 하는 것이죠. 이번 주는 가장 중요한 인턴 면접 주간입니다. 이 중요한 때에, 누나에게 전화가 옵니다. 엄마가 또 마약에 손을 대서 병원에 실려갔다는군요. 꼭 와달라고 부탁하는 누나. JD는 어쩔 수 없이 10시간 거리에 위치한 고향, 애팔래치아로 돌아갑니다. 영화는 어릴 적 회상 씬이 번갈아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한 골목 안에 따로 사는 할머니와 엄마

한 골목 안에 할머니집, 할아버지 집, 이모집, 엄마와 누나, JD가 함께 사는 집이 모여있습니다. JD는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주는 끈끈한 가족들과 함께 나고 자랐죠. JD의 엄마는 기분 업다운이 매우 심한 편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에는 너무도 좋은 엄마였다가, 화가 나는 일에는 화산처럼 폭발해버리고, 우울할 때에는 한없이 울기만 하는 사람이었죠. 그런 엄마의 무드 스윙 때문에 JD와 누나 린지는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한 번은 엄마와 차를 같이 타고 오는데, 엄마의 화가 폭발했고, 미친 속도로 차를 몰며 JD를 위협 하고 폭행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웃의 도움으로 경찰까지 출동했고, 온 가족이 몰려왔습니다. 불안함에 떠는 JD를 다독여준 건 외할머니, 할아버지와 누나. 경찰에 체포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JD는 그저 오해였다고 사실을 말하지 않고 엄마의 행동을 덮어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십니다. 엄마는 이 날 이후 무너져버립니다. 간호사로 일하던 엄마는 병원에서 약을 시작했습니다. 환자들의 약을 빼돌리면서 말이죠. 그렇게 약을 훔쳐먹은 어느 날, 중환자실 안에서 롤러스케이트를 신나게 타다가 병원에서 잘렸습니다. 

JD에게 가장 큰 버팀목인 할머니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후에도 엄마는 여러 번 남자친구를 갈아 치우더니, 이번에는 가족들에게 말도 안 하고 결혼했다며 반지를 끼고 나타났어요. JD는 할머니에게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렇게 갑자기 웬 동양인 새아빠와 그의 아들 집에 얹혀살게 된 JD. 웬걸, 이 집 지하에서는 대마를 재배하고 있네요. 이 집 아들은 이미 대마를 할 줄 알고, JD에게도 권하기 시작합니다. 새로 생긴 이복형제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한 JD는 공부는 뒷전이고 나쁜 짓 하러 놀러 다니기 바쁩니다. 그러다 할머니의 차를 훔쳐 타고 나가 큰 사고까지 나버리는데. 이 사실에는 관심도 없는 엄마. 할머니는 화가 잔뜩 나서 JD를 직접 데리고 살겠다며 엄마와 떼어놔 버리는데...

 

 

결말 * 스포 주의 *

할머니와 살게 된 이후에도 멋대로 살던 JD, 못난 친구들을 다 쫓아내는 할머니. 둘의 사이가 점점 나빠집니다. JD는 돈이 없어 계산기를 훔치다 걸리고, 할머니는 계산기를 사주며 진심으로 JD를 훈계합니다. 엄마는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잘 풀리지 않아서 점점 포기했고, 지금은 누군가가 돌봐줘야 하며, 지금의 그 역할은 할머니가 맡고 있지만 본인이 죽고 나면 남은 건 JD 너밖에 없다,라고 말해주죠. 그리고 할머니는 그 날 이후로 빈털터리가 되어 무료배식을 받고 있습니다. 그 마저도 JD한테 다 나눠주면서요. 여기서 JD는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방탕하게 살던 생활을 청산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도 해서 돈도 법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의 예일 법대생 JD가 있는 거군요. 

엄마를 데리러 온 JD

JD는 누나의 부탁에 따라 엄마가 있는 병원에 왔습니다. 엄마는 퇴원해도 갈 곳이 없습니다. 요양원 자리를 겨우 구해놨더니 안 들어가겠다는 엄마. 인간쓰레기지만 어쨌든 남자 친구라는 인간 집에 가는데 엄마의 물건을 집어던지며 쫒아내버리네요. 그렇게 정말 갈 곳이 없어진 엄마. 한 시간 내로 출발해야 내일의 면접을 볼 수 있는 JD. 어쩔 수 없이 누나와 상의 끝에 모텔에 모십니다. 누나는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줍니다. 술만 취하면 할머니를 폭행하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에게 불까지 붙여버리던 다혈질의 할머니. 그런 집안에서 자란 엄마. 그런 배경을 이해하고 본인은 엄마를 용서했다는 누나. 잠깐 JD가 자리를 비운 사이, 엄마는 또 화장실에서 마약을 하려던 중이었습니다. 이를 제지하자 또 한바탕 엄마는 폭발하고, 겨우 가라앉은 엄마를 다독입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어린 시절과 여자 친구와의 현재를 생각하는 JD. JD는 엄마가 극복하도록 끝까지 돕겠다 말합니다. 그렇지만 엄마와 함께 있어줄 수는 없다며, 진심을 전하고 엄마에게 포기하지 말라 당부합니다. JD가 면접 자리에 앉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3. 리뷰 & 해석

영화는 온 가족이 잭슨의 어느 시골로 놀러 간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항상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따뜻해 보이는 화면, 소박하고 아름다운 자연, 식구들로 바글바글거리는 중에 투덜대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모습, 그리고 여름엔 다 함께 이 곳에 놀러 오는 가족의 전통. 이 영화가 결코 절망적인 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되죠. 집에 돌아가는 모습에서 관람객은 점점 이상한 것을 눈치채게 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눈빛이면서도 불평불만이 많은 엄마, 할아버지랑 별거하는 할머니. JD의 싱글맘 가족. 서로를 아끼는 것 같긴 한데, 뭔가 문제가 있는지 궁금해지니까요. 그 문제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막장으로 치닫는 엄마의 상태, 이 가족들을 지탱하는 할머니, 혼란 속 아이들의 성장기를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교육학 이론 중 하나는,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학교 교육도, 선생님도 아닌 가정환경이라는 것입니다. 관심, 사랑을 받고  화목한 가정, 대화가 잘 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바르게 자란다는데. 이 영화를 보는데 이 이론이 생각났습니다. JD는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혈질에 폭력을 일삼는 엄마의 영향 아래 자랐습니다. 마치 영화 '문라이트'의 주인공과 같은 상황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약쟁이&욕쟁이 엄마 아래 자란 아들도 마약 판매상이 됐죠. 이처럼 이 정도면 애가 삐뚤어져도 한참 삐뚤어지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국 대마를 훔쳐 피고 남의 사업장 부셔먹는 사고나 내는 양아치로 자랄 뻔한 JD. 그를 붙잡아준 건 바로 할머니였습니다. 위태로운 엄마의 모습에 불안해도 버팀목이 되어준 할머니의 존재. 다소 투박하더라도 진심 어린 훈계, 끊임없는 관심을 받은 JD는 결국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본인의 길을 찾아 예일 법대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엄마는 불안한 부모 아래에서 어린 시절을 견디고 성인이 되었지만, 끊임없는 실패 속에 본인을 포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불안한 부모란 3대에 와서는 JD를 버티게 해 준 할머니와 할아버지입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더욱 현재의 엄마에게 버팀목이 되고자 했고, 할머니는 결심을 하고 JD를 데려와 훈계하죠.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두가 세상을 등진 후, 이번엔 JD가 할머니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용서해 엄마를 지켜주려고 합니다. 서로를 다치게 해도 결국 서로를 감싸주고 안아줄 수 있는 존재, 가족의 의미. 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오늘의 세대. 꼭 잡았던 엄마의 손을 놓으며 떠나기로 결심한 JD가 얻은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어느 가족의 성장에 대한 영화, 힐빌리의 노래입니다. 가족영화, 따뜻한 영화가 그리운 여러분께 추천해드립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