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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먼지 날리는 것 같아요... 건조하고 씁쓸한 영화 3편

이런 영화 찾고 있나요?

by 호누s 2020. 12. 12.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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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먼지 날리는 것 같아요... 씁쓸하고 건조한 영화 3편

물 한 방울 없어 바스러질 것 같은 사막 한가운데 있는 기분, 

물기 없이 1년이 지나 만지면 가루가 될 것 같은 낙엽을 만지는 느낌,

수분이란 수분은 다 내보내고 마음 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아 말라비틀어진 감정.

 

오늘의 영화는, 이런 기분이 드는 영화들 입니다. 

영화의 분위기와 스토리는 퍼석퍼석한 모래를 씹는 느낌이지만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는 좋은 영화들을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렛츠고!


1. 로스트 인 더스트 (Hell or High Water, 2016)

로스트 인 더스트 메인 포스터

개인평점: ★ 

감독: 데이빗 맥킨지

장르: 액션, 범죄, 드라마 

러닝타임: 1시간 43분

감상 가능한 곳: 왓챠, 티빙, 넷플릭스

 

미국의 어느 가난하고 작은 시골 농장. 그 농장을 어머니의 유산으로 상속받은 형제, 토비와 태너가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러나 이 농장은 현재 미들랜드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이죠. 빨리 빚을 갚지 않으면 땅이 전부 은행에게 넘어가게 생겼습니다. 토비와 태너는 함께 미들랜드 은행을 털러 다닙니다. 빠르게 은행을 털고 나서 다른 주로 넘어가 카지노에서 돈세탁을 한 후 빚을 갚는 것이 목표이죠. 이토록 이들이 목숨걸고 은행 강도질을 하는 이유는 이 땅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석유를 채굴하게 되면 가족들부터 시작해 대대손손 가난의 대를 끊고 풍족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강도짓을 해밀턴이라는 경찰이 치밀하게 추적 중입니다. 그러던 중 형 태너가 계획에 없는 은행강도짓을 벌이면서 경찰에게 쫒기게 되는데...

 

미국 중남부의 몰락한 농장지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영화, 주변은 온통 평원이고, 오래전부터 운영되던 곳곳의 농장은 이미 석유 채굴기만 돌아가는 황량한 모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훔친 돈을 가지고 먼지 나게 도로를 달리는 형제의 모습. 영화의 포인트는 스릴 넘치는 은행강도짓 이라기 보다는 배경입니다. 먼 옛날 돈 좀 벌었던 남부의 농장들이 몰락하고, 은행은 빌린 이가 갚기 어려울 정도로 돈을 빌려주면서, 석유가 나올 땅을 탐냈죠. 살아남기 위해 그 돈을 빌려준 은행을 터는 형제. 그들이 억만장자가 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저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죠. 돈, 돈, 돈. 탐욕의 끝을 달리는 미국의 자본주의. 그 사회를 '익숙하게'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주 건조한 어투로 비꼬는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입니다. 

 

 

 

2. 샌드캐슬 (Sand Castle, 2017)

넷플릭스 정식 포스터

개인평점: ★ 

감독: 페르난도 쿠임브라

장르: 전쟁, 드라마

러닝타임: 1시간 53분

감상가능한곳: 넷플릭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이라크전에 참전한 주인공 오커. 이라크에 오긴 했으나 전쟁은 두렵고 답답하며 빨리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손을 자해하면서까지 전역을 시도해 봤지만, 먹히지 않는군요. 결국 오커는 전투 투입됩니다. 공습으로 인해 폭파된 마을의 급수장. 이 곳을 수리하고 인근의 마을로 물을 공급하라는 것이 오커의 부대가 맡은 임무이죠. 그러나 미군을 싫어하며 반군의 보복이 두려운 마을에서는 급수장 수리작업에 아무도 선뜻 지원하려 하지 않고, 심지어 급수장으로의 길은 언제든지 반군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어 있죠. 계속되는 위험 속 임무를 수행하면서 초반의 어리버리한 모습에서 진짜 군인 그 자체가 되어가는 오커. 그를 찾아와 도움을 제공하며 학생들을 위한 물을 얻어가던 인근 학교 교장과 친분을 쌓던 중, 끔찍한 사건들이 줄을 잇는데...

 

사건을 보도하듯 장면을 조명하며, 허무함과 씁쓸함을 건네는 건조한 구성의 영화. 제목 자체가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입니다. 모래성. 이라크를 침공해 온갖 군데를 폭파하고 수많은 사상자를 낸 미국이지만 마을 사람들을 위한 식수 공급장은 인간적으로 다시 수리해주고 싶어 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희생되고, 다 되어가던 중에 또 공격을 받아 무너집니다. 그저 민간인이었던 주인공 오커는 진짜 전쟁터에서 진짜 군인이 되며 전우애까지 쌓지만 실없이 동료를 잃고, 결국 뭐 하나 이룬 것 없이 민간인으로 돌아오게 되죠. 현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도 좋은 관계를 만들지만 끔찍한 결말만 맞습니다. 아무도 이루지 못하는 전쟁의 모래성, 그 사이에 쓸려나가는 수 많은 목숨. 그놈의 명분을 걷어내고야 드러나는 허무함. 무엇을 위해 싸우고 무엇을 위해 사람을 잃었을까요. 

 

 

 

3. 애드 아스트라 (Ad Astra, 2019)

애드 아스트라 영문 포스터

개인평점: ★

감독: 제임스 그레이

장르: SF, 미스터리, 드라마

러닝타임: 2시간 3분

 

초고도 안테나를 설비하던 로이 소령은 사고로 동료를 모두 잃고 홀로 지구에 착륙해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지구에는 우주에서 오는 써지 현상으로 전자기파 장애를 겪으며 재난사태에 봉착했습니다. 써지 현상의 발현지는 바로 주인공 로이의 아버지, 클리포드 박사가 주도해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30년 전 해왕성으로 떠났던 '리마 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게 된 로이. 저 어딘가 살아있는 아버지를 찾아 써지를 멈추기 위해 화성에서 메세지를 보내라는 비밀임무를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옛 동료였던 프루잇과 동행하게 되죠. 먼저 로이가 도착한 곳은 달. 그러나 달의 뒤편에서 해적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홀로 살아남은 로이는 프루잇이 남긴 칩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리마 프로젝트는 로이의 아버지, 클리포드 박사의 정신이상으로 인해 연결장치가 훼손되어 연락이 끊겼으며, 화성에서 교신이 되지 않는다면 박사를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 사실을 알면서 화성으로 향하는 로이는 착잡해지는데...

 

'인터스텔라'보다 무겁고 현실적이며 '그래비티' 보다는 그 정도가 낮은 SF 수작입니다. 삶의 공허함을 눈동자로, 바스라질듯한 극건성 피부로 연기하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영화죠. 질문을 던져봅시다. 나는 무엇에 행복한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아버지에게 그 목적은 닿을 듯 말 듯 했던 '외계 생명체의 발견'이었으나 결국 손에 얻은 것은 공허함 하나뿐이었고, 주인공 로이는 그 목적을 끝에 가서야 깨닫고 말았습니다. 눈앞의 작은 것들을 놓치고 보이지 않는 이상만을 정답으로 갈구하기엔,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는 삶의 길이는 해왕성까지의 거리만큼 길지 않고, 태양계 끝에서 외계생명체를 찾는 것처럼 어렵지 않습니다.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그 모든 과정과 빛나는 일상에서 얻는 보물같은 순간들을 우주보다 더 싶은 내 안의 심연에 갇혀 놓치지 않을 것.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보다 명확한 영화, 애드 아스트라를 추천해드립니다. 


 

오늘은 먼지날릴듯 건조하면서도 씁쓸한 영화, 보고 난 이후 여운이 긴 작품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

애드 아스트라와 로스트 인 더스트의 작품성은 널리 인정받았고, 넷플릭스로 접할 수 있는 샌드캐슬도 꽤 좋은 영화입니다.

세 영화 모두 오락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전하는 영화를 원하시는 여러분에게 강하게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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