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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에 대한 차가운 고찰 - 현실적인 사랑 영화 추천 3편

이런 영화 찾고 있나요?

by 호누s 2020. 12. 1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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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에 대한 차가운 고찰 - 현실적인 사랑 영화 추천 3편 

 

어깨가 시릴 정도로 냉정한 현실 속 사랑에 대한 영화들입니다. 

 

뭉글뭉글 구름 위에 살포시 올라탄 기분으로 시작하는 사랑, 달콤하고 불같이 뜨거웠던 그것의 온도는 롤러코스터에 태운 듯 오르락내리락 바뀌며 어느 순간 우리의 내면 속 시퍼렇게 어둡고 차가운 바닥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뜨겁기만 한 사랑, 다 식어가는 사랑, 그리고 유통기한이 오래 지나버린 사랑까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사랑의 온도를 그린 영화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개인의 경험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 감정을 영화속에서 만나보세요! 


1.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1)

우리도 사랑일까? 정식 포스터 영문본

개인평점: ★

감독: 사라 폴리

장르: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러닝타임: 1시간 56분

감상가능한곳: 왓챠

 

주인공 마고는 결혼 5년 차 작가입니다. 아이는 없고, 조금은 유치하지만 유머러스한 남편 루와 매일 장난치며 오붓하게 살고 있죠. 마고는 홀로 타지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그 여행길에서 우연히 대니얼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 둘, 서로에게 뭔가 이상한 끌림을 느끼네요. 그렇게 여행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대니얼이 앞집에 살고 있었군요? 자꾸만 동네에서 마주치는 둘, 마고는 자꾸만 대니얼에게 끌리는 이 마음을 다잡으려 30년 후에나 만나자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집에 온 마고. 너무 편해진 남편과의 시간은 지루했습니다. 너무 익숙해 외식 한번 하는 것도 특별하지 않게여기는 남편 루에 대한 서운함과 실망감이 커지는데...

 

이 영화에는 어디서 들어본 듯 익숙한 노래가 나옵니다. 마고가 반짝이가 가득한 곳에서 뱅글뱅글 도는 놀이기구를 탈 때 나오는 음악. "Video Kills The Radio Star"이 이 음악의 제목이죠. 비디오 = 새로운 것이 나타나 라디오 스타라는 = 옛 것을 죽인다는 이 노래. 이 노래는 영화가 이야기하는 핵심입니다. 설레던 한 때가 지나고, 너무나 익숙해져 편안함을 느끼는 사이 지루함을 느끼고, 권태를 느끼죠. "이게 사랑일까? "우리는 고민합니다. 자꾸만 새로운 것, 색다른 것에 눈길이 가고, 익숙한 오래된 것보다 좋아 보일 때쯤, 그때 다시 "이게 사랑일까?" 하는 똑같지만 또 다른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만물은 다 똑같죠. 그렇게 얻은 새 것도 시간이 지나 낡고 오래된 것이 되니까요. 

 

 

 

2.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0)

블루 발렌타인 정식 포스터

개인평점: 

감독: 데릭 시엔프랜스

장르: 드라마, 로맨스

러닝타임: 1시간 54분

감상 가능한 곳: 티빙

 

현실적인 삶을 사는 의대생 신디, 운명을 믿는 이삿짐센터 직원인 딘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사랑스러운 그들의 데이트 장면 속 빠르게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이 그려지고, 결국 그들은 행복을 꿈꾸며 결혼을 하게 되는데.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가며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결혼 후 6년이 지난 현재. 육아와 집안일을 함께 하며 일하는 신디의 모습이 보입니다. 신디는 현실적인 이유로 의대를 포기하고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바쁘게 병원에서 일해 돈을 벌고 살림을 꾸리는 일상에 지친 신디. 반면 딘은 여전히 일용직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편할 때 술먹으면서 말이죠. 그런 이 둘의 사이는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습니다. 잦아들 줄 모르는 다툼, 서로에 대한 기대와 실망으로 사랑은 점점 식어가는데...

 

앞에서 소개해 드린 "우리도 사랑일까?"와 같은 배우, 미셸 윌리엄스가 등장합니다. 두 영화에서 그녀의 연기는 너무도 자연스러워서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람을 연상케 하죠. "우리도 사랑일까" 보다 이 영화 블루 발렌타인은 더 차갑고 마음이 무거운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오히려 사랑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나 불타는 사랑을 하다가, 이렇게나 마음이 식을 수 있을까? 우린 이런 미래를 처음부터 예상하지는 못하는데 말이죠. 이 영화가 얼마나 명작인지, 얼마나 잔인하게 현실적인지는 미리 알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을 대로 식은 감정의 서늘함에 계속 보고 있기도, 결말을 지켜보기도 무서웠던 영화네요. 영화 "노트북"에서 그렇게도 진한 영원한 사랑을 연기했던 라이언 고슬링,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3. 러브 (LOVE, 2015)

영화 러브 한국어판 포스터

개인평점: 

감독: 가스파 노에

장르: 드라마, 로맨스

러닝타임: 2시간 15분

감상가능한곳: 왓챠, 티빙

 

주인공 머피는 갑자기 울리는 전화에 잠에서 깹니다. 어린 아기, 아내와 함께 사는 집. 전화의 주인공은 전 여자 친구 일렉트라의 엄마. 일렉트라가 실종되었다며 그 행방을 묻는 메시지를 들은 머피의 머릿속은 과거 그녀와 함께했던 추억을 되살려봅니다. 머피는 진정한 예술가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영화를 찍고 싶어 했습니다. 그 카메라 안에 담는 내용은 아주 적나라한 섹슈얼리티를 담고 싶어했죠. 그리고 전 여자 친구 일렉트라는 그런 그와 함께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지 계속해서 묻던 그녀. 성이 사랑의 중심이라 여긴 머피와 일렉트라. 감정을 위해 추구하던 육체적인 자극은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의 명목에서 벗어나 더욱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는데...

 

이 영화의 대본은 딱 7쪽이라고 합니다. 이 영화가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에서 한 관람객은 이렇게 질문했다고 하죠. "이 영화와 포르노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러자 가스파 노에 감독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의도." 이 영화는 단순하게 보면 유교걸 유교 보이들의 정신세계로는 절대로 이해 불가한 영화입니다. 적나라 하다 못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육체적 관계의 향연이 이어지니, 포르노가 아니냐는 그런 질문이 나올 법 합니다. 가스파 노에의 작품들은 뭐 하나 빠짐없이 문제작입니다. 그러면서도 관람 후에는 여운이 엄청나죠. 이 영화는 특히나 다 지나가버린 사랑에 대한 한 남자의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객관적으로 인생 잘못 산 남자의 이야기이지만, 영화 속 묵직한 미장센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애틋함이 왜 그렇게 오래가던지요. 두 남녀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끓어 넘쳐 주체를 하지 못했습니다. 넘어야 할 선을 넘고,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저질러 버린 그들. 적나라한 낯뜨거운 그 장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었습니다. 


"사랑 그런게 어딨어, 다 정으로 사는 거지"

이런 말 여러 번 들어본 것 같군요. 오랜 시간을 함께한 부부라거나, 오래 사귄 커플에게서요. 

 

영화 블루 발렌타인에서 신디는 할머니에게 묻습니다. 

"할머니, 사랑해본 적 있어요?"

잠깐 고민하던 할머니는 이렇게 답합니다. 

"없어."

 

사랑이 달콤한 순간은 처음 사랑에 빠지는 순간, 정말 그때뿐인 걸까요?

 

영화가 있어서 가장 좋은 이유는 인간 내면의 설명하기 힘든 흐름들을 깊이 들춰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랑 영화, 오늘 쓰고 보니 흥미롭군요. 

앞으로도 다른 사랑 영화들을 리뷰해보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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