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의 감정, 그 어딘가 - 인공지능 영화 추천 4편

A.I. 와 인간의 감정, 그 어딘가 - 인공지능 영화 추천 4편

 

어제에 이어 오늘은 두 번째 인공지능 관련 영화를 추천해드리려고 합니다 :)

 

기계와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지 생각하면 바로 '감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인간보다 똑똑하고, 인간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까지 가질 수 있다면?

수많은 상상과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주제, 인공지능과 감정에 대한 영화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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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피 (Chappie, 2015)

닐 블롬캠프의 영화, 채피

개인평점: ★★★☆☆

감독: 닐 블롬캠프

장르: 액션, 범죄, SF

러닝타임: 2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폭발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도시의 치안을 담당하는 로봇 경찰인 스카우트 군단이 투입됩니다. 로봇 경찰을 개발한 디온은 로봇 스스로 배우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탑재시키고자 하지만, 회사는 이를 반대합니다. 디온은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로봇 하나를 빼내 온 후 개발한 이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데요, 이때 아메리카와 욜란다라는 갱스터들에게 잡혀가게 됩니다. 이들 앞에서 업데이트된 로봇, 채피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배우고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채피를 아껴주며 가르치는 욜란다. 이들은 채피에게 범죄를 가르치기에 이르지만,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을 파괴하고자 하는 자에게 공격을 받는데. 

 

반가울 때, 슬플 때의 강아지 귀 마냥 움직이는 채피의 주황색 안테나가 취향 저격! 닐 블롬캠프 감독 특유의 남아공 영화는 언제나 흥미로워요. 익숙하지 않은 문화와 배경이 호기심을 자극하죠. 치안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반 로봇이 인공지능 로봇, 그것도 아이같은 모습의 로봇으로 변하면서 모든 것이 바뀝니다. 그저 고철로 만든 무생물이었던 것이 인격이 있는 무언가로서 자아가 성장하게 되고, 인간들과 가족같은 구성원이 되니까요. 우리는 그 순간부터 로봇이 아닌 어린아이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 범죄에 물이 드는 것 같은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의 기억과 인격을 로봇 안에 업로드하기에 이르는데, 이때부터는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과연 기계와 인간의 경계는 무엇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요? 창의적인 연출과 뜬금없이 예쁜 색감의 화면, 귀여운 채피가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 채피입니다. 

 

 

 

2. 그녀 (Her, 2013)

호아킨 피닉스 작품, 그녀

개인평점: ★★★★★

감독: 스파이크 존즈

장르: 드라마, 로맨스, SF

러닝타임: 2시간 5분

 

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입니다. 아내와는 별거 중이며, 마음은 공허하고 외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기기를 구매하고, 기기의 정체성을 여성으로 선택합니다. 운영체제는 본인을 사만사라고 소개합니다. 매일을 사만사와 함께하는 테오도르.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사만사는 빠르게 배우고 성장합니다. 그들의 관계는 더욱 깊은 사이로 이어지고, 테오도르는 사만사와 사랑에 빠지기에 이르는데. 실체가 없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아이폰의 시리가 발전하면 사만사 같은 느낌이 아닐까요? 시리는 묻는 질문에만 답하고, 모르는 것도 많지만 사만사는 사람과 같이 대화가 가능하고, 질문을 하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죠. 대화는 관계의 기본이고, 나의 대화가 통한다고 느끼는 사이 사람은 깊은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내 속의 깊은 이야기를 꺼내고, 감정이 쌓이니까요. 이렇게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고, 연인이 되고, 가족이 되기도 합니다. 꼭 실체가 있어야만 대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죠. 그런 의미에서 늘 내 옆에서 나를 이해해주고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대상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이 기계라고 할 지라도 결코 이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테오도르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듣고 기겁하는 반응이 등장합니다. 인간관계에서 '관계'란 무엇이지, '인간'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는지 까지 고민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뛰어난 영상미와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까지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영화, 그녀를 추천합니다. 

 

 

 

3. 바이센테니얼 맨 (Bicentennial Man, 1999)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바이센테니얼 맨

개인평점: ★★★☆☆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장르:  SF, 드라마

러닝타임: 2시간 13분

 

제럴드는 가사로봇 하나를 구입합니다. 로봇에게 앤드류라는 애칭을 지어주고, 시간을 함께하는 가족. 로봇, 앤드류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지능과 호기심을 가졌다는 것. 앤드류는 나무 조각상을 만드는 등 일반적인 가사노동이 아닌 다른 재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재능을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가족들. 앤드류는 이를 바탕으로 조각을 판 돈을 저금할 은행계좌를 만들기도 하고, 대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자유의 권리를 인정받기도 합니다. 제럴드의 가족들은 대를 이어 앤드류를 도와주죠. 앤드류는 점점 기계를 인간의 몸과 유사한 형태로 개조해나가는데. 

 

바이센테니얼 맨이라는 제목의 뜻은 200살 남자 라는 뜻입니다. 200년된 로봇이 아닌 200살 남자라는 제목이 지어진 이유는 그가 200년의 세월을 넘어 'man' '인간'으로서 인정을 받기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해요. 영화는 이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격과 감정을 가지는 로봇의 이야기로서 가장 부드럽고, 평화로운 영화입니다. 물론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이라는 점이 한몫하죠.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지만, 그의 미소 하나로 온 마음이 애잔하고 따뜻해지니까요. 영화는 결국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200년 그 이상, 영생을 살 수 있는 기계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4. 에이아이 (A.I. , 2001)

스티븐 스필버그의 에이아이

개인평점: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장르: SF, 드라마

러닝타임: 2시간 24분

 

빙하가 녹고 자원이 고갈된 미래.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아동 로봇 프로토타입, 데이빗이 어느 부부에게 입양됩니다. 이 부부에게는 불치병을 앓다 냉동인간이 된 아들이 있었죠. 순수한 아이의 특성을 모두 보이는 데이비드를 진짜 아들처럼 대하며 애정을 쏟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부의 진짜 아들이 기적처럼 살아납니다. 엄마는 진짜 아들은 돌아왔지만 데이빗은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했지만, 진짜 아들 마틴은 데이비드를 미워하고 괴롭히며 못된 짓을 시킵니다. 괴롭힘 끝에 데이비드 속에 내재된 자기 방어 시스템이 실행되고, 이 때문에 마틴이 죽을 뻔한 위기를 겪자, 부부는 데이비드를 포기하게 됩니다. 차마 데이비드를 폐기할 수 없던 엄마는 데이비드를 숲 속에 유기하게 되는데. 데이빗은 사람이 되어야 엄마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믿으며 '피노키오'에서 보았던 파란 요정에게 소원을 빌고자 길을 나섭니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이자, 너무나 슬퍼서 포스터만 봐도 마음이 아픈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의 에이아이입니다. 감정을 가진 로봇, 그중에서도 어린아이의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든 인간. 인간의 필요와 욕심으로 만들어진 그 로봇은 슬프게도 인간에 의해 버림받고, 영영 인간의 사랑을 갈구합니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절대 만들어서는 안될 것을 만든 것은 아닐까요? 영화 속에서도 데이빗을 보고 이 대상이 과연 기계가 맞는지, 인간은 아닐지 고민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목전에 둔 현실과 가장 맏닿아 있는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의 감정은 너무 복잡해서 내가 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고, 컨트롤하지 못해 고통받기도 할 정도이죠. 이런 불완전한 특성을 과연 기계에 주입해도 되는 걸까요? 혹은 과연 그 것이 가능하긴 할까요? 영화 속에서 데이빗이 보이는 어린아이의 감정은 너무나도 순수하지만 집착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이자, 현실적이고도 환상적인 영화, A.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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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영화 2편, 인공지능과 감정에 대해 다루는 영화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는 이미 명작으로 유명한 영화들이라, 혹시 보지 못한 작품이 있다면 꼭 관람하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