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지릴 것 같은 무시무시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모아 왔습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이 끔찍한 행위를 벌이는 절대 악의 존재들, 묵직한 존재감, 꿰뚫어 보는 것 같은 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 그 앞에 평범한 사람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당하는 상황. 그저 '사이코패스'를 다룬 영화와는 다른 임팩트 강한 스릴러 영화! 지금부터 만나보세요.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진: 조쉬 브롤린, 하비에르 베르뎀, 토미 리 존스
장르: 범죄, 스릴러
러닝타임: 2시간 2분
감상 가능한 곳: 왓챠, 티빙, 넷플릭스
미국 남부, 마약상들의 난투극이 있던 황무지에서 한 남자가 돈가방을 손에 넣습니다. 마약상들은 이미 다 죽었고, 돈가방 안에는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었죠. 남자는 이 돈으로 아내와 함께할 생각을 하며 자리를 뜨지만, 이 돈가방을 찾고 있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먼저 아내에게 다른 곳으로 피신하라고 한 뒤, 남자는 아무도 모르는 모텔방을 잡고 환풍구 안에 돈가방을 숨겨두죠. 이 돈가방을 찾는 부류가 둘 있었으니, 하나는 갱단이고 하나는 안톤 쉬거라는 무지막지한 살인마입니다. 이 인간한테 걸리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단, 그가 죽이기 전에 하는 의식 같은 일이 있었으니 동전을 던지고 상대의 죽음을 동전의 운에 맡기는 것. 한 편 이들의 뒤에는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늙은 보안관이 있습니다. 남자는 갱단과 안톤 쉬거를 피해 돈가방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배경음악이 단 한순간도 깔리지 않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단발머리 살인마, 안톤 쉬거의 소름 끼치게 낮은 목소리와 표정만 남습니다. 생각만 해도 덜덜 떨게 만드는 그의 무시무시한 표정, 눈도 깜빡 안 하고 총도 칼도 아닌 공기주입기로, 눈 앞에 걸린 인간이라면 동전 던지기라는 말도 안 되는 기회를 하나 주곤 다 죽여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안톤 쉬거라는 미스터리한 인간 때문에 더욱 해석이 풍부해지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다음 소개해드릴 킬링 디어에서 나오는 '마틴'과 같은 '악' 또는 예상치 못 한 '불행'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두렵고 끔찍한 것. 이 캐릭터는 불행의 현장에서 상상도 못한 행운을 얻은 인간에게 따라오는 예상치 못한 그것의 인격화가 아닐까요.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진: 콜린 파렐, 니콜 키드먼, 배리 키오건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러닝타임: 2시간 1분
감상 가능한 곳: 티빙, 넷플릭스
스티븐은 성공한 외과 의사로, 안과 의사 아내와 10대 딸, 어린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그에게 마틴이라는 젊은 남자애가 자주 찾아옵니다. 스티븐은 마틴에게 호의를 베풀고, 마틴도 그를 잘 따랐죠.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을 집으로 초대해서 당신을 좋아하는 우리 엄마와 잘 됐으면 좋겠다며 부탁하는 마틴. 스티븐은 놀라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마틴은 스티븐을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첫 번째 사지마비, 두 번째 거식증, 세 번째 안구출혈, 그리고 네 번째, 사망. 당신의 가족 중 하나를 죽이지 않으면 가족 모두가 하나하나씩 이렇게 죽어나갈 것이라고 말이죠. 기분 나쁜 마틴을 더 이상 가까이하지 않으려는 스티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이 갑자기 걷지 못하게 되어버렸는데.
마틴 역할을 맡은 배리 키오건의 연기가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자, 영화를 기이한 분위기로 끌고 나가는 이상한 카메라 워킹, 어떤 감정 표현도 없이 밋밋한 톤의 대사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특유의 차갑고 살벌한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영화입니다. 마틴이 스티븐에게 적의를 품은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틴의 아버지 수술을 스티븐이 담당했고, 그 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죠. 그러니 너의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는 일종의 복수와 같은 개연성이 생기지만 이 영화의 마틴은 평범하게 위협을 가하는 인간이 아닙니다. 신이나 내릴 수 있을 법한 말도 안 되는 징벌이 차례차례 이어지는 장면은 숨이 막힐정도로 두려워요. 그래서 이 영화의 마틴을 보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가 생각납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악의 존재. 불행은 어느 날 갑자기, 당신에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 닥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죠.
감독: 조나단 드미
출연진: 조디 포스터, 안소니 홉킨스
장르: 범죄, 스릴러, 공포
러닝타임: 1시간 58분
감상 가능한 곳: 왓챠, 웨이브
FBI 훈련생 스탈링은 FBI 크로포드 부장에게 호출됩니다. 버팔로 빌이라는 연쇄살인마를 쫒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에 도움을 요청한 것. 스탈링에게 맡긴 일은 희대의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를 찾아가서 버팔로 빌에 대한 단서를 얻어오는 것이었습니다. 한니발 렉터 박사는 흉악범이기 이전에 정신과 의사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능력이 있었죠. 한니발을 찾아간 스탈링, 아니나 다를까 한니발 렉터는 그녀에 대해 단번에 파악해냈습니다. 별 소득 없이 돌아가는 듯했지만 옆방 수감자에게 충격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스탈링을 보고 한니발 렉터는 대신 사과의 의미로 단서 하나를 알려주는데.
이 대작을 저는 어젯밤에 보았습니다.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다른 작품들에서도 많이 보긴 했지만, 이 작품에서 그의 연기는 소문보다 더하더군요. 눈빛 하나, 표정과 말투 하나, 몸짓까지 그는 연기자 안소니 홉킨스가 아니라 한니발 렉터였습니다. 그가 이 작품에서 단 15분밖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죠. 이 작품에서만 보자면 한니발 렉터는 오늘의 주제에 딱 들어맞는 존재입니다. 그에게 어떤 과거 있었는지, 왜 아홉 명을 흉악하게 살해했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의 무게감, 포스는 보는 이들을 모두 두렵게 만듭니다. 한니발 렉터가 주인공 스탈링과 눈을 맞추고 말하는 샷보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샷이 더 많기 때문에, 관객은 그의 눈빛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에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누군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스릴러 영화를 계속해서 보다 보니 오달달 떠는 심장 부여잡고 보는 재미를 알아버렸습니다. 스릴러 영화의 장점은 이렇게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 분위기에 압도되어 여운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오늘 소개해드린 절대 악에 대한 영화들은 모두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작품들입니다. 꼭 한번 세 작품들을 각각 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기대감 백배! 넷플릭스 2월 신작 영화 4편 추천! (0) | 2021.01.30 |
---|---|
이번 주말 볼만한 영화 추천 5편! - 흥미진진 넷플릭스 영화 추천! (0) | 2021.01.29 |
이 타이밍에 다같이 미치면 주옥되는거에여 - 인간의 광기에 대한 스릴러 영화 3편 추천 (0) | 2021.01.25 |
광활한 대자연이 그리운 오늘 - 랜선 대자연 여행 영화 추천 5편! (0) | 2021.01.24 |
편안함과 익숙함 그 어딘가 - 오래된 연인들에게 추천하는 영화 Best 3편 (0) | 2021.01.22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