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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돈까스, 시나몬롤, 커피향 - 영화 <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0. 12. 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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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돈까스, 시나몬롤, 커피향 - 영화 <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

가볍고 산뜻하며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작품, 

"카모메 식당 (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입니다 :) 


1. 영화 정보

핀란드의 갈매기 식당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진: 고바야시 사토미, 가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장르: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1시간 42분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2. 줄거리

식당 주인 사치에

핀란드 헬싱키의 어느 골목에서 조그마한 일본 식당을 운영하는 사치에. 이 식당의 주력 메뉴는 일본 가정식, 특히 오니기리입니다. 동네 사람들은 흘끗흘끗 보기만 할 뿐 좀처럼 들어오지를 않아요. 손님이라곤 한 명도 없는 매일매일이 지속되지만 사치에는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어를 할 줄 아는 핀란드 청년, 토미가 첫 손님으로 방문해 커피를 마십니다. 반가운 마음에 첫 손님인 토미에게는 항상 커피가 무료라는 사치에. 토미는 사치에에게 '갓챠맨'의 주제곡 가사를 물어보죠. 사치에는 앞부분만 생각나곤 좀처럼 기억이 안 나는데. 

 

우연히 들른 서점에 일본서적을 읽고 있는 일본인을 보게 됩니다. 다짜고짜 '갓챠맨'의 가사를 물어보니 얼떨떨하지만 쭈욱 써내려 주는 이  여자, 이름은 미도리.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지도에서 콕 찍은 곳이 핀란드라 이 곳에 오게 되었다는군요. 사치에는 미도리에게 본인의 집에서 머무르면 어떤지 제안합니다. 그렇게 잠시 일상을 공유하게 된 둘. 핀란드 사람들도 연어를 좋아하고, 일본 사람들도 아침으로 연어를 좋아해 핀란드에 식당을 차렸다는 사치에. 그러나 일본인의 소울푸드인 오니기리를 팔고 싶어 합니다. 핀란드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음식인데도 말이죠. 미도리는 관광할 곳들은 다 봤다며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 카모메 식당에서 일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어느 현지 남자가 방문합니다. 그는 커피를 더 맛있게 끓이는 비법과 마법의 주문을 알려줍니다. 커피가 정말 마법같이 맛있어졌네요! 다시 일상, 공짜 손님 토미는 거의 매일 방문하고, 그 외에는 역시나 손님이 없어요. 미도리는 식당이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 일본 관광객을 위한 광고를 넣어보는 건 어떨지, 현지 사람들이 먹는 재료를 넣은 오니기리를 만들어보는건 어떨지 제안합니다. 그러나 그냥 현지인들이 잠시 배를 채우고 쉬었다 가는 식당을 원하는 사치에는 광고는 거절하고, 순록 고기 등을 넣은 오니기리를 만들어는 봤지만 맛이 없었죠. 그러던 중, 시나몬롤을 만들어본 사치에와 미도리. 대 성공입니다. 냄새가 너무 좋아서 맨날 수군대고 지나가기만 하던 할머니들이 손님으로 찾아왔어요. 하나 둘, 손님이 조금씩 찾아드는 식당이 되어가고 있네요. 

 

일본에서 온 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이름은 마사코.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짐이 없어졌대요. 며칠이 지나도 짐이 도대체 어디갔는지 깜깜무소식이라는데.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는 사치코와 미도리. 이 곳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여유로울까요? 하는 세 사람의 말에 뒤에 앉아있던 토미가 '숲'이라고 말합니다. 마사코는 숲으로 향합니다. 버섯을 따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푸른 배경을 감상합니다. 한 편, 매일 무섭게 식당 안을 노려보다 가는 여자가 하나 있습니다. 미도리는 겁을 먹었지만 사치에는 매 번 가볍게 목인사를 합니다. 드디어 그 무서운 여자가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다짜고짜 술을 시키더니 마사코와 다이다이를 뜨는데... 

결말 * 스포 주의 *

다 함께 즐기는 오전의 여유

알고 보니 이 무서운 여자에겐 사연이 있었네요. 남편이 갑자기 떠나버렸다는 것. 술에 잔뜩 취해 그녀를 집까지 업어다준 셋. 핀란드어로 말하는 그녀의 사연을 고개를 끄덕이며 모두 이해하는 마사코. 넷은 친구가 됩니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게로 돌아왔는데, 가게에 도둑이 있네요! 잡고 보니 커피 맛있게 하는 비밀을 알려줬던 그 아저씨입니다. 예전에 이 자리에서 가게를 했었대요. 자기가 두고 간 커피 그라인더를 가져가려고 했다네요. 그들은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군요. 모여 앉아 다 같이 오니기리를 만들어 먹었어요.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는 함께 카모메 식당에서 일을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사코의 짐이 돌아왔습니다. 떠나려던 마사코. 본인의 짐이 맞긴 맞는데, 뭔가 다르다는 그녀. 항구에서 어떤 남자가 고양이를 맡겼다는 이유로 다시 카모메 식당으로 돌아옵니다. 식당에는 다시 세 명이 함께입니다. 사치에의 바람대로,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갑니다. 식당이 손님들로 꽉찼네요. 이 곳은 항상 기분 좋은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여기까지, 핀란드 헬싱키의 카모메 식당입니다. 


3. 리뷰 & 해석

셋이 함께 꾸미는 카모메 식당의 키친

어젯밤, 자기 전에 영화 한 편 봐야겠다 싶어서 고른 작품입니다. 이름이 꽤 유명한 영화인데도 오랫동안 미뤄뒀다가 드디어 보게 된 이 영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영화군요.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 가장 감성적이고, 따뜻한 작품이에요. 보는 내내 미소가 그려지고, 영화에서 고소한 향이 나는 것 같았답니다. 커피 향, 시나몬롤 향, 가볍게 튀겨낸 돈가스, 주먹밥. 한적한 동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조그맣고 예쁜 식당. 나무 식탁과 의자, 푸른빛의 벽까지, 어쩜 이렇게 가볍고 예쁠 수 있을까요. 

 

일단 영화의 시작부터, 핀란드와 일본의 조합이 매우 독특했습니다. 이질감이 들면서도, 어떻게 보면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 말이에요. 핀란드까지 가서 식당을 연 사치에의 긴 사연은 영화에서 따로 나오지 않지만, 그녀가 바라는 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따뜻함을 나누는 것. 오니기리는 어릴적 사치에의 아빠가 유일하게 일 년에 두 번 해줬던 음식이래요. 아주 소중한 음식이자,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죠. 너무나 소소한 음식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고향 생각이 나는 음식이라고 하는 그녀. 그녀가 이 곳에서 하고자 하는 일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그저 본인이 느낀 소중함을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그래서 공간을 나누고, 따뜻한 커피를 나누고, 빵과 요리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행복해합니다. 

 

이 곳을 찾아온 사람들은 일본인이건 핀란드 사람이건 모두 평화롭고 조용해 보이지만 각자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그저 평온하게만 보이던 핀란드 사람들도 그랬죠. 토미는 '숲'을 이야기합니다. 키 큰 나무 사이로 하늘이 보이고, 맑은 공기가 있고, 초록빛의 생기가 가득한 이 곳은 아무 말도 없이 위안을 주는 것 같군요. 우리가 위로를 얻고 삶의 의미를 찾는 순간은 로또에 당첨된 순간도, 북적이는 빌딩 사이로 출근하는 시간도, 컴퓨터 앞에 앉아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라, 가장 가볍고 단순한, 일상의 따뜻한 한 순간이라는 것을 영화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기 싫은 것을 안 하는 것뿐이에요."

 

카모메 식당의 사치에를 보며 좋아 보인다고 말하는 마사코. 그녀에게 사치에가 건네는 말. 사치에의 나긋한 목소리, 따뜻한 미소가 어우러져 그 말이 마음속에 유난히도 와 닿았습니다. 감성적인 화면 속 가벼운 스토리, 곱씹어볼 만한 대사로 가득한 카모메 식당, 쉼이 필요한 여러분께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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