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나를 깊게 파보는 진득한 영화 리뷰 1편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최근에 본 영화 중 꽤 강한 인상을 남긴 영화를 골라보았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무 일도 없었다 (Calibre)'입니다!
1. 감독: 맷 팔머
2. 출연진: 잭 로우든, 마틴 맥캔
3. 장르: 스릴러
4. 러닝타임: 1시간 41분
영국 영화이며,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으로 킬링타임용으로 적절한 스릴러입니다. 스토리는 꽤 단순하지만 아주 몰입감 강한 작품이라 오 괜찮은데? 하면서 즐기기 좋아요. 우리나라 제목으로만 '아무 일도 없었다'인데, 아주 적절한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영화 '아무 일도 없었다'의 줄거리와 결말까지 소개해드릴게요!
친한 친구인 본과 마커스는 오랜만에 만나 한적한 외곽지역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의 목적은 사냥입니다. 본은 곧 첫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 마커스는 이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죠. 도착 후, 내일의 사냥을 위해 시골 마을에 숙소를 잡고 인근 펍에 들어섭니다. 너무 시골이라 동네 사람 대부분이 모여있는 이 곳, 다들 외지인인 본과 마커스에게 경계적인 모습을 보이는데요, 마침 이 펍을 찾은 이 동네 여자 두 명과 함께 먹고 마시며 신나게 즐기게 됩니다. 그리고 마커스는 그중 한 여자와 원나잇을 하죠.
광란의 밤을 보낸 다음 날, 예정대로 사냥에 나섭니다. 본은 깜빡하고 총을 두고 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마커스의 총을 빌려 사슴을 향해 총알을 날린 그때, 사슴은 온 데 간데없고 웬 아이가 본의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오열하는 아이의 아버지가 본을 죽이려 하자 이번엔 마커스가 아이의 아버지를 쏴버리죠. 순식간에 일어난 살인. 둘은 살인을 은폐하기로 합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몰래 돌아왔다가 밤에 몰래 다시 돌아가는 마커스와 본. 아무도 모르는 곳에 시체를 묻고 돌아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이 지역을 떠날 예정인 그들. 겨우 잠에 들었는데, 망했습니다. 얼마나 잔 건지 이미 대낮이 되어버린 거죠. 밖을 보니 떠들썩합니다. 마커스가 자기 딸과 원나잇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한 아빠가 마커스와 본이 타고 온 차를 망가트려버렸어요. 이제 떠날 수도 없이 발이 묶였습니다.
차를 동네 수리센터에 맡기고 펍에 앉은 둘. 모른 척하고 싶었지만 결국 나올게 나와버렸습니다. 마을 주민인 아이와 아빠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퍼진 겁니다. 실종된 부자를 찾으러 떠나는 마을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따르는 마커스와 본. 설마 이 넓은 숲에서 시체를 묻은 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까 했는데 이 동네 지리에 빠삭한 동네 사람들, 쉽게 발견하고 말죠. 마커스와 본은 미친 듯이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붙잡힌 본. 그리고 뒤늦게 잡혀온 마커스. 마을 사람들은 논의 끝에 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 마커스를 죽이면 너는 집에 살아서 돌아가게 해 줄 것이고, 죽이지 못하면 둘 다 죽을 거라고 말이죠. 선택의 기로에 선 본. 친구를 쏘지 못하고 멈추는가 했는데. 총소리가 울립니다.
다음 날 아침, 사건을 덮고 넘어가기 위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마을 사람과 본. 본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를 타고 떠납니다. 아이를 안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본의 모습이 보이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개인평점: ★★★☆☆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 오지로 떠나는 모습, 그리고 이름만 드넓은 자연일 뿐, 옆집 수저 개수까지 알만큼 폐쇄된 소규모 사회의 모습. 이 배경이 꽤나 흥미롭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본과 마커스가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뒤통수 때리듯 충격적입니다. 이를 은폐하면서 보는 관객도 가슴이 답답해지는데, 마치 함께 보고 있는 우리도 공범이 된 듯 기분이 이상해지죠.
본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본은 마커스와 달리 원나잇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아이를 실수로 쏴버리긴 했지만 경찰에 진실을 밝힐 생각이었습니다. 평범한 남자로서 어느 정도의 도덕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커스의 사건 은폐에 동참했고, 결국 본인 의지로 둘도 없는 친구를 죽이고 말았죠.
그래서 특히 마지막 장면이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영화적으로는 그저 평면적인 캐릭터, 이차원적인 영화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준 사건이었다고 봅니다. 친구를 죽일 만큼 살고 싶은 욕구, 살아서 곧 태어날 아이와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가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는 결국 의도를 가진 진짜 살인을 저지른 살인자가 되고 만 거죠. 지금 덮고 넘어가면 그는 과연 이 날의 기억을 잊을 수 있을까요? 본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 수 있을까요?
제목 그 자체인 영화, 죄의식과 인간의 욕구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흥미진진한 스릴러를 원하시는 분께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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