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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의 치명적인 매력 - 영화 < 하이힐 (2014) > 리뷰 & 해석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1. 4. 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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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승원의 치명적인 매력 - 영화 < 하이힐 (2014) > 리뷰 & 해석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우렁차게 개봉한 영화 '낙원의 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에 등장한 차승원 배우를 보며 떠오른 영화가 하나 있었죠. 영화에 대한 평가는 많이 갈리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한 차승원에 대한 평가만큼은 호평일색인 작품.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범죄, 액션, 느와르 장르의 영화 '하이힐' 입니다. 


줄거리

전설적인 강력계 형사 지욱(차승원 배우)은 단숨에 조폭 일당을 눈 깜짝할 새에 엄청난 능력으로 때려잡는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의 뛰어난 능력에 대해서는 경찰 뿐만 아니라 조직에 까지 소문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가 단숨에 조폭들을 제압하는 장면을 보고 반해버린 조직의 2인자 허곤(오정세 배우)은 그를 진짜 남자라며 동경합니다. 

 

그러나 그런 엄청난 힘과 능력을 가진 형사, 지욱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었습니다. 몸은 남자이지만 본인의 내면은 여성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트렌스젠더 바에 방문한 그는 트렌스젠더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듣고, 본인의 외면을 여성의 모습으로 꾸며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직서를 제출한 후 성전환 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한편, 조직 2인자 허곤은 지욱이 경찰옷을 벗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집에 찾아옵니다. 말 번지르르 하게 하지만 그냥 이 엄청난 능력자를 조직에 스카우트하고 서류 몇 장 좀 없애달라는 것이 목적. 지욱은 외국에 가서 수술을 하기 위해 그의 돈을 받고, 허곤이 맡긴 일을 해주겠다고 합니다. 사실은 허곤이 그 형과 함께 엮여서 감옥에 간다는 사실을 지욱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허곤은 악에 받쳐서 윤지욱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종적을 감췄고, 그 사이 지욱이 갔던 병원, 지욱의 동료까지 족치는데.

 

*이하 영화 하이힐의 결말 및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을 모두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욱은 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끝내고 수술을 받으러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허곤이 지욱의 어릴적 첫사랑 친구의 여동생, 장미를 납치했다는 말을 듣자, 결국 발길을 돌립니다. 지욱의 첫사랑은 학창시절 같은 반 남자아이였습니다. 반에서는 늘 둘이 사귀냐며 놀림을 받았고, 친구는 자살해버렸죠. 지욱은 그 친구의 여동생에게 약속했습니다. 영원히 지켜주기로요.

 

그렇게 도착한 곳, 놈들을 하나씩 하나씩 처리하고, 허곤을 마주합니다. 허곤은 자신이 그렇게도 흠모했던 전설의 형사, 진짜 남자 지욱이 여자가 되고자 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먹은 상태. 지욱의 칼부림이 펼쳐집니다. 조폭들이 하나씩 쓰러져나가고, 마지막으로 허곤도 죽음을 맞습니다. 피투성이의 몸으로 장미를 구한 지욱. 

 

마지막 장면에서, 지욱은 외국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수술을 받지도 않아서 수염이 난 까칠한 모습으로 곧 결혼을 앞둔 장미와 차안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진득한 리뷰

이 영화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넷플릭스에서 낯익은 얼굴이 보이길래 클릭해서 관람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는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무엇보다 코미디 영화에서 웃기고 푼수같은 모습, 드라마속 자뻑 연예인, 삼시세끼에서 아줌마 캐릭터 가득 묻은 차승원만 보다가 이렇게 제대로 치명적이고 섹시한 모습을 보다니, 차승원의 엄청난 발견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사실 차승원 배우는 모델 출신이니까요, 이것이 그의 본모습이라고 하는게 더 맞겠죠. 첫 씬부터 차승원 버전의 영화 아저씨가 펼쳐집니다. 다부진 몸과 촉촉하면서도 강렬한 눈빛이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냅니다. 일단 영화의 스토리나 작품성을 따지기 전에 차승원의 비주얼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매력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아무도 못이기는 터미네이터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던 그가 여성성을 보이면서 외면을 아름답게 꾸미는데,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요. 차승원은 여장을 해도 차승원입니다. 일단 아우라부터가 달라요. 무엇보다 그의 눈빛 연기와, 마지막에 하늘하늘한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부리는 피의 무도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까지 이 영화의 좋았던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 영화가 크게 혹평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영화의 소재가 트렌스젠더라는 퀴어코드를 담고 있습니다. 장진 감독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트렌스젠더 친구의 경험을 많이 참고하여 현실 반영을 하였다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한 영화의 구도가 너무나도 착취적이라는 것이죠. 이 캐릭터의 '치명적임'을 살리고 싶어서 해당 코드를 넣었을 뿐,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트렌스젠더의 모습은 사회가 보는 편협하고 불편한 시선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주인공 본인이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접근하는 카메라의 방식. 트렌스젠더 존재에 대해, 성 정체성에 대해 책에서 단 한줄 읽고 영화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 고민이 너무나 얄팍해서 트렌스젠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마저도 약간 응? 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동성애자라고 트렌스젠더가 되고싶건가? 하고 관객의 머릿속에 인과관계를 만드는 연출은 현실적으로는 아주 위험하기도 하니까요. 민감한 소재를 차용한 만큼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세심하게 접근했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영화속 캐릭터들이 좋았어요. 허곤 역으로 나오는 오정세 배우도 재미있었고, 그 해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너무 좋아하는 배우, 이솜도 장미 역으로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차승원 배우의 이런 연기를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연기를 이렇게나 잘하시는데 아직 보여주셔야 할 것이 이~~만큼 많은 느낌!

 

차승원 배우 버전의 아저씨를 기대하신다면, 흥미진진한 느와르 영화를 보고싶으시다면 충분히 추천할만한 영화, 하이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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