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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내취향이 아닌 영화 <원더우먼 (Wonder Woman, 2017)> 후기

진득한 영화리뷰

by 호누s 2021. 3. 1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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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내 취향이 아닌 영화 <원더우먼 (Wonder Woman, 2017)> 후기

드디어 DC의 소녀가장이라 불리는 원더우먼 첫 번째 편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습니다! 원더우먼 두 번째 편인 원더우먼 1984가 나온 상황에서 아직도 1편도 안 본 저는 아주 설레는 마음으로 감상을 시작했죠! 어릴 적 원더우먼을 좋아했던 엄마 아빠도 좋아라 하며 함께 감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 우리 가족 취향에는 전혀 맞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은 저의 취향을 찰지게 빗나간 이 영화에 대해 후기를 써보려 합니다. 


줄거리

숨겨진 아마존 여전사들의 왕국, 데미스키라. 전쟁의 신 아레스의 공격을 대비해 전사들을 훈련시키며 살고 있는 이 곳에는 유일한 어린 공주, 다이애나가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뛰어난 전사로 성장한 그녀는 어느 날, 데미스키라로 불시착한 영국군 스파이 스티브 트레버 대위를 만나게 되죠. 그리고 데미스키라 밖에서 끔찍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다이애나는 이 모든 것이 전쟁의 신 아레스가 벌이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레스를 막는다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 믿으며 스티브를 따라나서는데. 

 

인간세상에서는 제 1차 세계대전의 휴전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독일군에서는 은밀히 무시무시한 화학무기를 만들어두었죠. 휴전에 반대하는 세력은 이 무기를 통해 독일의 승리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스파이로 잠입해 이 사실을 알게 된 스티브는 다이애나의 도움으로 영국에 도착해 독일군의 계획을 밝힙니다. 그러나 이 사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어쩔 수 없이 스티브는 직접 사람을 모아 다이애나와 함께 작전을 실행하기로 합니다. 패트릭 경이 그들을 후원하기로 하죠. 

 

그래서 도착한 전쟁터. 다이애나는 마을에 아직 사람들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의 말을 듣고 벙커 위로 뛰어올라 적진으로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힘으로 총알을 다 막아내고 적진을 초토화시킨 후, 마을을 구해낸 다이애나. 걸 크러쉬 오지게 오는 부분이에요. 승전 파티를 즐기고, 스티브와 오묘한 기류가 형성되는데. 

 

*주의! 이하 영화의 결말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침 첩보가 들어옵니다. 독가스를 만든 장본인 루덴도르프의 독일군이 근처에서 파티를 연다는 것. 다이애나는 살상무기를 만든 루덴도르프가 아레스라고 확신합니다. 아레스를 잡으면 이 전쟁이 끝날 것이라 굳게 믿는 다이애나. 루덴도르프를 찾아 화학전을 막으려 하는 스티브. 이들은 파티장 안으로 잠입하고, 다이애나는 루덴도르프를 죽일 기회를 잡지만 스티브가 만류합니다. 그 사이 루덴도르프는 어제 이들이 살린 그 마을을 향해 독가스를 살포하는데, 다이애나가 다급하게 마을에 도착한 쯤에는 모두가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절규하는 다이애나. 루덴도르프를 도륙 내기 위해 찾아갑니다!

 

결국 루덴도르프와의 결투에서 루덴도르프를 죽이는 데 성공했지만, 예상과 달리 전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변한게 없죠. 스티브는 다이애나에게 인간은 본디 악하다며, 전쟁을 멈추기 위해 본인을 도와달라 합니다. 먼저 생화학 무기를 없애기 위해 달려 나가는 스티브와 대원들. 그 뒤로 후원자로 나섰던 패트릭 경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패트릭 경이 바로 아레스였던 것이죠. 그리고 다이애나의 진짜 정체를 밝혀줍니다. 그녀는 그냥 아마존의 전사가 아닌, 제우스와 아마존 여왕 사이의 딸이자 신이었던 것. 아레스는 그녀에게 손을 잡자고 하지만, 다이애나는 이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의 마지막 대결이 펼쳐지죠.

 

사이 스티브는 독가스 생화학 무기가 가득 들어있는 비행기를 탈취하고, 공중에서 폭파시킵니다. 비행기와 함께, 스티브는 죽고 말았어요. 모습을 꼼짝없이 바라볼 밖에 없었던 다이애나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인간은 악하기도 하지만 선하기도 하며, 인간에 대한 믿음이 중요한 것이라 말합니다. 그렇게 갓킬러로서 아레스를 끝장내는 다이애나. 전쟁이 끝납니다. 공중에서 자폭하며 사람들을 살려낸 스티브를 추모하며, 현대의 다이애나 모습이 비춰집니다비칩니다. 


진득한 리뷰

본 리뷰는 해당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않은 입장에서 쓰인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영화를 보는 관점은 사람마다 가지각색 매우 다르므로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기로 해요 :)

 

갤 가돗의 엄청난 아름다움이 영화를 가득 채웁니다. 어떻게 이런 옷이 이렇게나 잘 어울릴 수 있죠? 진짜 DC에서 사주해서 만든 아바타 캐릭터처럼 딱 들어맞을 정도로 그녀는 완벽한 원더우먼입니다. 탄탄하고 멋진 몸매, 당당한 자세, 아름다운 얼굴, 고혹적인 흑발이 관객을 매료시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에게 이 영화의 매력은 딱 이 정도였네요. 

 

다이애나의 출생지는 지나치게 고대의 모습 그대로인 것에 비해 인간 세상은 총과 화약이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의상도, 배경도 시대적 간극이 워낙 커서 적응이 되지 않아요. 데미스키라를 배경으로 한 첫 장면은 그렇다 치더라도, 제1차 세계대전 시기의 사람들의 의상과 원더우먼의 헐벗은 의상 또한 엄청나게 이질적입니다. 오늘날 원더우먼 복장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더라도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 미친 사람인가 볼 정도인데, 이 시대, 하다못해 전쟁터에서 허벅지와 어깨를 다 내놓고 번쩍이며 내달리는 다이애나의 모습에 눈이 적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보는 제가 부끄럽고 어색했다고 할까요. 

 

초등학생이 봐도 오글거린다고 생각할 정도로 유치한 각본은 디씨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아니, 배트맨 시리즈는 살짝 제쳐두고 이야기할게요. 누가 써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유치한 대사들. 너무 착하기만 한 대사를 던지는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이 시대에도 과연 통할까 싶었습니다. 마지막에 아레스와 싸우는 장면은 완벽히 20년 전 KBS 만화영화 같고 게임 같아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어요. '이 세상 사람들은 악하기도 하지만 선하기도 해! 그리고 난 그들을 사랑해!'라고 외치는 다이애나. 이쯤 되어서 저는 묻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이세요...? 

 

이런 세팅으로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다이애나가 멍청해 보인다는 것에 있습니다. 지나치게 착한 나머지 '아레스만 죽이면 사람들이 착해질 거야! 전쟁이 끝날 거야!' 믿고 폭주하는 그녀. 헐벗은 채 총알이 난무하고 폭탄이 터지는 전장으로 달리는 그녀. 교육으로 수많은 언어를 할 수 있고, 책으로도 수 많은 것들을 배웠으면 뭐해요. 진짜 그녀의 지성이 빛나는 순간은 영화 속에서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습니다. 캡틴 마블을 능가하는 무적의 힘을 가졌을 뿐이에요. 이렇게 봤을 때, 드디어 원더우먼이라는 '여성' 히어로가 등장했다고 두둔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여성 캐릭터의 매력이 외모에만 있다는 점은 그 특정한 의미를 크게 반감시키니까요. 

 

저는 히어로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언맨을 포함해 어벤저스 시리즈는 보면서 눈물까지 흘릴 정도로 좋아했죠. 비슷비슷한 히어로 영화인데, 도대체 마블과 디씨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무엇이 디씨를 이렇게 유치하게 만드는 걸까요. 디씨에게도 감동의 봄이 오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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