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는, 정말 깃털처럼 가볍게 즐길만한 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강박이 똑똑'입니다! 스페인 코미디 영화로,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곱 명의 인물들이 펼치는 코믹한 소동을 구경할 수 있는 작품이죠. 원래는 'toc toc'이라는 연극이 원작이랍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 좋은 독특한 영화! 각각의 캐릭터가 톡톡 튀어서 더욱이나 매력적이랍니다. 어떤 영화인지, 이제부터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 :)
강박증 치료로 유명한 의사, 팔로메로 박사의 진료를 받기 위해 오래전부터 예약을 해둔 사람들이 박사의 진료실에 찾아옵니다. 그러나 간호사가 알려주는 충격적인 소식, 팔로메로 박사의 비행기가 지연되어 도착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대기실에 앉아 박사를 기다리는데. 이 곳에 모인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다른 강박이 있었습니다.
먼저 뚜렛 증후군이 있는 중년의 페데리코 아저씨. 갑자기 이상한 표정을 짓고 욕과 음담패설을 내뱉는 강박이 있군요. 두 번째로 들어온 사람은 결벽증이 있는 젊은 여성은 블랑카. 온통 흰색의 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병에 걸릴까 무서워 아무것도 만지지 못합니다. 뒤이어 찾아오는 사람들. 숫자만 보면 계산해야 하는 계산 벽, 온갖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저장해두는 저장 강박이 있는 택시기사 에밀리오. 열쇠는 잠그고 나왔는지, 불은 끄고 나왔는지 등 끊임없이 확인하는 확인 강박과 끊임없이 성호를 긋는 강박이 있는 중년 여성 아나 마리아. 이 중에 가장 어린 듯 보이는 릴리는 동어를 반복하는 강박이, 건장하고 잘생긴 청년 오또는 선을 밟지 못하는 강박과 정리 강박이 있죠.
*이하 영화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섯 명의 사람들은 박사를 기다릴 겸 자기소개를 시작합니다. 각자가 강박을 가지고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 이야기하자 다들 공감해주고 위로해주죠.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박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진료실을 떠나려던 사람들. 갑자기 오또가 이렇게 모였으니 자신이 예전에 받았던 집단치료를 시도해보자며 붙잡습니다.
집단치료의 방법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강박을 3분동안 참아보는 것. 가장 먼저 페데리코는 3분 동안 욕설과 음담패설을 참으려 노력하지만 끝내 와르르르 더러운 말을 토해내 버립니다. 다음은 아나 마리아. 사람들은 그녀가 불안해지는 말들을 계속합니다. 그녀는 점점 불안해진 끝에 폭발해버리고, 가방 안에서 집 열쇠를 찾은 후에야 안정됩니다. 세 번째 대상은 릴리. 말을 두 번씩 반복하는 습관이 있으니 한 번만 말을 해보라고 하지만 고쳐질 기미가 보이 지를 않습니다. 네 번째 블랑카. 화장실로 간 사람들은 블랑카가 세면대에 손을 대게 만들지만, 결국 실패. 손을 왕창 씻으면서 끝나죠. 다섯 번째 오또. 선을 밟고 걸어 다니도록 눈을 가리지만 귀신같이 알고 선을 피하는 오또. 마지막 에밀리오. 복잡하고 어려운 숫자 계산문제를 내는데, 이걸 참지 못하고 계산을 해버립니다.
사람들은 다들 실망합니다. 이렇게 해서는 도저히 치료가 되지 않는구나 싶은 그때, 페데리코가 에밀리오에게 묻습니다. 치료하는 동안 아나 마리아가 성호를 몇 번이나 그었는지 말이죠. 평소 같으면 몇 번인지 정확히 알았을 에밀리오지만 다른 사람의 치료에 집중하는 사이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깨닫습니다.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강박증세가 없어진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렇게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진료실을 떠납니다.
그들이 떠난 진료실에 팔로메로 박사가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드러나는 대반전. 팔로메로 박사의 정체는 바로 뚜렛 증후군이 있는 페데리코 아저씨였군요? 환자인 척 해서 사람들의 집단치료를 이끌어낸 것! 다음 날, 또 다른 강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진료실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가 워낙 짧고 쉽다보니 정말 깃털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주 무시무시한 영화 하나를 보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기 위해 이 영화를 감상했었죠. 반면에 리뷰 중에서는 페데리코 아저씨의 성희롱에 가까운 언행들은 불편함에 대해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이 작품은 제목에도 소개해드렸듯이, 연극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프랑스의 로랑 바피(Laurent Baffie)의 희극으로, 원제는 'Toc Toc'이죠. TOC라는 말이 강박증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걸 한국어 제목으로 '강박이 톡톡'이라고 번역을 했나 보네요. 실제로 대학로에서도 종종 이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영화보다는 오히려 연극을 실제로 봤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강박은 우리가 한 번씩 들어보고 누구나 경험해본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 밟지 않고 다니기나, 집에 불을 끄고 왔나, 문은 잠그고 나왔나 몇 번이고 확인하기 같은 것 말이에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몇 번 경험하는 일이지만 이것에 사로잡혀 산다는 건 여간 힘들고 피곤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상황을 코믹하게 그리면서 끝내 점점 스스로 치료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의 묘미죠. 처음에는 깔깔대고 웃다가 나중에는 그 재미가 덜하기는 하지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설정이라 신선하게 다가온 영화였습니다.
스페인영화라 하면 스릴러 영화만 본 것 같은데, 스페인 코미디 영화는 처음입니다! 그래서 더 흥미롭게 봤던 작품!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일본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소설 '공중 그네'도 좋아하실 거예요 :)
넷플릭스에서 만난 신선한 스페인 코미디 영화! 지루한 한 주 사이, 가볍게 볼만한 영화로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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