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1968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작품, 악마의 씨 (원제: 로즈마리의 아기)! 이 작품을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68년이라니! 이 영화가 나왔을 때 우리 엄마가 다섯 살이었대요! 68년 영화라면 잔인한 부분도 없고, 열아홉 살 이상 볼 수 있는 그런 장면도 없고 지루하지 않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충격과 공포였어요. 넷플릭스 추천 공포영화 악마의 씨 리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여성, 로즈마리.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애쓰는 남편과 함께 맨해튼의 어느 아파트를 얻어 이사를 옵니다. 이 아파트 건물에 대해서는 흉흉한 소문들이 있었는데, 그렇게 개의치 않았죠.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옆집 캐스터뱃 노부부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여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마침 로즈마리는 그 여성과 지하 세탁실에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충격받았을 캐스터뱃 노부부를 위로하죠. 다음 날, 캐스터뱃 부인이 로즈마리의 집에 찾아옵니다. 어제 고마웠다는 이야기죠. 그래 놓고는 다짜고짜 로즈마리와 남편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는데. 남편 가이는 그다지 내켜하지 않았지만 막상 방문하자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로즈마리는 그들이 그렇게 반갑지 않아요. 좀 무례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남편 가이는 어느 날 돌아와서 로즈마리가 그렇게 원하던 아기를 갖자고 합니다. 로맨틱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쯤, 불청객 캐스터뱃 부인이 찾아왔습니다. 제발 오늘만은 그냥 돌아가 주길 바랐는데, 무슨 일인지 그냥 방금 만들었다는 디저트만 주고 가네요! 로즈마리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디저트를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정신을 잃죠. 꿈꾸는 동안, 뭔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군요.
다음 날 아침, 로즈마리는 깨어나 어젯밤 기괴하고 기분 나쁜 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니, 그녀가 정신을 잃은 동안 남편은 아기를 만들기로 한 날을 놓치기 싫어 계획대로 했다고 하네요. 로즈마리의 몸에는 이상한 상처들도 남았습니다. 한편, 남편은 다른 배우에게 밀렸던 배역을 맡게 됩니다. 그 이유가 이상했죠. 하기로 했던 배우가 갑자기 눈이 멀었다네요. 어쨌든 남편은 이 일로 아주 즐거워 보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드디어 로즈마리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하 줄거리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신 후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추천한 힐 의사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을 생각이었는데, 옆집 캐스터뱃 부부가 뉴욕에서 가장 유명하고 톱스타들도 진료한다는 의사를 연결해주겠다 하죠. 로즈마리는 그러겠다 합니다. 이 의사, 딱 봐도 이상합니다. 다른 사람들 말을 믿지도 말고, 오로지 본인이 처방해주는 약과 캐스터뱃 부인이 만들어주는 허브음료만 먹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죠.
시간이 갈수록 로즈마리는 점점 말라갑니다. 자꾸 몸이 아프고요. 본인도 모르게 생고기가 땡깁니다. 의사 선생님은 임신 초기에 원래 그렇다지만 너무 아파요. 어느 날, 친구 허치가 방문해서 이상한 것을 감지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다음날 당장 만나자고 전화를 하죠. 그러나 다음 날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허치.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네요. 이상한 일들이 반복되고 계속 아프기만 하자 로즈마리는 캐스터뱃 부부를 멀리하고 오랜 친구들만을 불러 파티를 합니다. 다들 그녀의 모습을 보고 기겁합니다. 그리고 빨리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 하죠. 남편 가이는 안절부절못하며 다른 사람들 말을 못 듣게 합니다. 로즈마리가 다른 의사를 만나겠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그 순간, 갑자기 통증이 멈춥니다.
그렇게 다시 원래대로 의사선생님 말도 잘 듣고, 캐스터뱃 부부의 말도 잘 듣는 모습이 보이던 중, 허츠가 사망해 그의 장례식에 간 로즈마리. 허츠가 그녀에게 남겼다는 이상한 책 하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책에서 로만 캐스터뱃이 이 집에 살았던 악마 숭배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남편에게 말하자 노발대발하고, 캐스터뱃 부부를 먼 곳으로 여행 보내기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로즈마리. 책을 찾아보니 그녀가 마시는 허브도, 선물 받은 목걸이도 다 악마 숭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죠. 심지어 남편도 본인의 성공을 위해 흑마술을 이용했다는 것까지 알아채게 됩니다. 이제 모두가 한 패라는 사실을 알게 된 로즈마리. 짐을 싸서 의사 힐 선생님을 찾아가서 악마 숭배자들과 관련되어 그녀가 겪은 일들을 모두 이야기합니다. 힐 선생님이 도와줄 것을 믿고 휴식을 취하는 로즈마리.
눈을 떠보니 남편과 한패인 의사 선생님이 찾아와 그녀를 다시 연행합니다. 로즈마리는 집에서 출산을 합니다. 정신을 잃고, 또 잃지만 도대체 아기는 어디있는 것인지 보이지가 않아요. 그리고, 다들 아기가 유산되었다고 합니다. 로즈마리는 충격을 받고, 더 이상 그들이 주는 약을 먹지 않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집에 아무도 없을 무렵, 숨겨져 있던 벽장 속 문을 통해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데. 그곳에는 남편과 의사, 캐스터뱃 부부,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었던 수많은 노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에는 검은색 베일로 가려진 아기침대가 있었죠! 베일을 들춰본 로즈마리,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아기 눈이 왜 이래요? 손 발은 왜 이래요?" 그 눈은 로즈마리가 꿈에서 보았던 그 끔찍한 눈이었던 거죠! 신을 무너트릴 악마의 탄생을 축하하는 사람들, 아기의 엄마가 되어보지 않겠냐는 그들의 제안. 검은 침대 속 우는 아기를 바라보는 로즈마리의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무려 2시간이 넘는 영화의 러닝타임은 1시간 30분짜리 영화가 넘쳐나는 요즘에 비해 조금 지루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8년에 만들어진 영화가 이 정도의 공포와 서스펜스를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엄청나죠! 이 영화가 그 당시 우리나라에 개봉을 할 수 있었을까요? 엄청난 논란을 일으킬 문제작이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우리나라 60년대-70년대와 비교되는 빼곡한 건물 가득한 미국 맨해튼의 모습.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가 있고요, 비데도 있습니다. 집집마다 TV도 있죠. 지하에서는 세탁기가 돌아가고,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살기도 하죠. 이 시절에 저런 게 있었단 말이야? 하는 발견이 꽤 흥미롭습니다. 엄마랑 같이 감상했는데, 이 점이 아주 재미있었어요.
두 번째, 로즈마리의 심리를 따라가는 음악. 처음부터 마른 몸의 연약해 보이는 로즈마리, 점점 더 야위어가는 모습. 동시에 불안한 심리와 같이 증폭되는 기괴한 음악 때문에 관객의 공포도 극대화됩니다. 구석에 쪼그라든 심장에 대고 몽둥이를 쳐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세 번째, 무력함에서 오는 공포. 로즈마리는 시종일관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고, 옆집 아줌마가 다른 친구를 데리고 로즈마리의 거실에 쳐들어와서 뜨개질을 해도 기분만 나쁠 뿐 티도 못 내죠. 죽은 여자가 하고 있던 목걸이를 선물로 받아도 좋은 거라고 하니 잘 걸고 다니고, 의사의 말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데도 의심 없이 잘 따릅니다. 그리고 매 번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타이밍이 와도 그 기회를 잡지 못하죠. 이 영화는 사실 갑자기 등장하는 악마나 귀신보다는 주변 상황에서 오는 두려움이 가장 크게 작용합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나를 사랑하는 남편조차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말이죠.
네 번째, 결말? 영화는 요즘 영화와 달리 이렇다 할 결말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그건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는 거죠. 이걸 유추하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요즘 영화에 익숙해진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결말을 보여주거든요.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컬트 공포영화의 고전이자 원조! 악마의 씨! 어떻게 보면 한국어 제목이 스포일 수도 있습니다. 악마의 씨가 아니고 원제 그대로 로즈마리의 아기였다면 더욱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못했을 텐데 말이에요. 1968년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늘날 우리가 봐도 충격적인 장면들이 펼쳐지는 영화! 절대 놓치지 마세요! 이번 주말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공포영화로 매우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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